이정동 "美대선 누가 승리하든 산업정책 본질 똑같아…韓추격형 경제 끝내야"

[2024 신년기획-결단의 해, 막 오른 경제전쟁]
<6·끝> 미국 대선에 출렁이는 韓경제
글로벌 가치사슬 나뉘자 기술체계 분할
바이든·트럼프 관계없이 더 강한 中견제
기술발전과 정치적 고려가 맞물린 형국
韓, 중추국가로서 역할…개방 경제 유지
美, 건국 이후 산업정책 포기 한 적 없어
아이디어 시험할 스케일업 투자 필요성
R&D예산 축소 전 국가 미션부터 제시

21일 서울경제신문 회의실에서 이정동 서울대 교수가 인터뷰 도중 그랜드퀘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올해는 전 세계 76개국에서 크고 작은 선거가 치러진다. 인류의 절반 이상인 42억 명이 유권자가 되고 절반 가량인 20억 명이 투표를 해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합계의 42%(44조 2000억 달러)가량을 차지하는 국가가 선거를 통해 새 지도자를 선출하게 된다. 말 그대로 ‘슈퍼 선거의 해’다. 그러다보니 선거를 통해 게임의 규칙, 금리, 시장, 정부 규제 및 정책 모든 것이 흔들리는 ‘폴리코노미’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특히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는 1년 동안 치러진 전 세계 선거의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트럼프 경쟁 속에 국제 정치, 경제, 안보 전반의 새 질서가 구축될 전망이다. 이 같은 전환기에 한국의 선택과 대응 역시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선택의 기로에 선 한국의 대응책을 찾기 위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아 한국이 결국 낡은 선진국인 이탈리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한 <이탈리아로 가는길>의 저자 조귀동 작가가 묻고 시행착오와 도전적 시행착오의 축적을 통해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축적의 시간><최초의 질문>등을 펴낸 이정동 서울대 교수가 답을 했다.


선택의 기로에 선 한국…대응책을 찾다


21일 서울경제신문 회의실에서 조귀동(오른쪽)작가가 이정동 서울대 교수를 인터뷰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미국 대선경선 레이스가 막 시작됐다. 정치 영역이 경제와 과학기술 산업에 이렇게까지 영향을 미친 적이 있었나 싶다. 미국의 정치 변동이 중국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양안의 긴장과 함께 한국 산업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형국이다.


△바이든, 트럼프 간 산업과 기술 정책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다시말해 트렌드로 보면 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중국견제는 강해질 수 밖에 없다. 1986년 미일 반도체 경쟁의 연장선상으로 보면된다. G2를 자처하는 국가에게 G1국가가 대응하는 것이다. 과거 미국과 일본 간에도 경제문제를 둘러싸고 분쟁이 있었다면 지금의 미중 관계에서는 산업,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와 가치 이슈까지 겹쳐 있어 보다 더 복잡한 형국이다.



21일 서울경제신문 회의실에서 이정동 서울대 교수가 인터뷰 도중 미중 갈등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결국 복합적이고 포괄적으로 산업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된 것으로 봐야 하나.


△안보와 가치의 문제가 같이 있어 문제 풀기가 어려워진 면이 있다. 미일 반도체 경쟁에서 일본기업이 특허소송에 패소하자 벌금을 냈다. 비유하자면 기업과 기업간 경제적 문제를 둘러싼 일종의 민사문제적 성격이 강했다고 볼 수 있는데 지금 미중 분쟁은 경제 문제와 안보 가치 문제가 얽혀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핵심동인은 결국 기술 문제다. 가치문제만 하더라도 미국이 지향하는 시장과기업중심의 빅데이터 플랫폼들과 중국의 국가주도의 빅데이터 플랫폼은 지향하는 가치 자체가 다르다. 이처럼 기술이 안보 경제 가치에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술이 미치는 파급효과가 그만큼 커진 것이다.


-과거 국제표준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중심으로 국제협력을 통해 기술과 산업의 공동 발전을 이뤄온 그동안의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생산측면의 글로벌 가치사슬 밑에 기술이라는 게 있는데 생산에서 두 체제가 분할되면서, 기술체계도 나뉘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 없던 현상이다. 예를 들자면 정보통신 인프라 기술에서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기술세계와 서구를 중심으로 한 기술세계가 탄생하고 있는 중이다. 쉽게 말하자면 미중 간 경쟁으로 기술과 생산, 경제에 더해 지향하는 가치까지, 글로벌 체제가 나뉘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가 산업과 기술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이 디커플링의 추세를 결정짓는 것이 기술이므로 과거에 볼 수 없는 방식으로 기술발전과 정치적 고려가 맞물려 돌아가게 된 것이다.


-과거 기술 차이라고 해도 철도나 전류의 교류-직류 정도의 차이였는데 이제는 기술의 차이가 모든 것을 분리해버리는 차이를 가져오는 시대라고 이해된다.


△몇 년 전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도 언급된 오픈-랜 표준화 제안을 예로 들자면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5G기술플랫폼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 대안적 기술플랫폼이다. 레고블럭처럼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기술표준이다. 이처럼 기술의 문제가 정상회담의 핵심주제의 하나로 된 것만 봐도 기술이 글로벌 경쟁에서 얼마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요즘 글로벌 중추국가(GPS·Global Pivot State)라고 이야기가 많은데 결국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국가가 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런 의미의 중추국가가 되고자 한다면 정의상 무비판적으로 한쪽 편에 서는 스탠스를 취하면 안된다. 중추국가는 이해를 달리하는 국가들과 다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비중이 40%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피봇(Pivot)’의 역할을 하면서 개방경제의 포지션을 유지해가야 한다는 얘기다.


-미중 갈등 구조가 첨예해지면 현실성이 있나


△기업과 국가의 역할과 레토릭은 달라야 한다. 국가적으로 한국이 지향하는 가치는 당연히 표명하면서도 기업활동에 있어서는 여러 국가와 개방된 협력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끔 국가의 외교적 레토릭 수준이 높아야 한다. 그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모습이다. 한쪽에 선다고 말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편하고 쉬운 일일지 모르지만,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매일 전투를 벌이는 기업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가 기업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


“정부가 기업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이 추구하는 산업정책이 다르다고 본다. 바이든은 IRA와 같은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는데 방점이라면 트럼프는 구산업을 살리는 측면이 강하다. 대선 결과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에 맞춰 미국투자 등을 진행해온 국내 기업들의 충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21일 서울경제신문 회의실에서 이정동 서울대 교수가 인터뷰 도중 그랜드퀘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미국 건국을 주도하고 오늘날 미국 산업의 초석을 놓은 것으로 알려진 해밀턴은 1791년 <제조업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연방 정부 주도하에 강력한 산업정책과 보호무역정책을 주장했다. 당시 반연방주의자였던 토마스 재퍼슨이 반대했던 주장이었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건국이래 단 한번도 해밀턴이 주장했던 산업정책을 포기한 적이 없다. 미일 반도체 분쟁에서도 잘 드러났던 점이다. 정치인에 따라 표현이 달라졌을 뿐이다. 미국의 정책적 기조는 대외적으로 자유무역이라는 이상적 주장하에 실제로는 해밀턴식의 적극적인 산업 정책을 써온 것으로 이해할 수 잇다. 자유무역에 기반한 시장 경제체제의 확산을 주장하던 워싱턴 컨센서스도 결국 대외적인 주장이었을 뿐이다.


그런면에서 보면 트럼프나 바이든 모두 미국의 산업정책 노선을 유지하는 것으로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대표적으로 바이든의 정책인 IRA가 트럼프 당선으로 폐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본질과는 상관없는 것이다. IRA법안이 친환경 정책인 것처럼 보이지만 전형적인 고용과 산업정책일 뿐이다. ‘클린’을 명분으로 내세웠을 뿐이다. 내용적으로 보면 트럼프나 바이든 모두 IRA가 유지되든 다른 이름으로 바꾸든 전형적인 산업정책의 틀을 유지할 것이다.


-그럼에도 산업정책 면에서 트럼프의 보호주의 강도는 더 강하다.


△표현상의 차이에 불과하다. 과거에는 듣기 좋게 포장해서 표현했다면, 지금은 좀 더 명시적으로 표현할 뿐이다. 미국은 러스트벨트(미국 제조업 호황을 구가했던 미 북구와 중서부 지역)의 일자리 문제 등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중국을 제어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그 어떤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선명한 산업정책을 밀고 나갈 것이다.


-보호주의는 미국 뿐만 아니라 주요 국가마다 강해지고 있다.


△기술 패권과 기술 주권 등 보호주의적 색채가 나는 정책적 키워드가 여러나라에서 등장하고 있다. 이 와중에 국내적으로 ‘자주’나 ‘독립’과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현상은 무척 우려스럽다. 오늘날의 복잡한 기술은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보호주의가 강해질 수록 한국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폐쇄적 사고방식이 아니라 글로벌 기술네트워크상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사고하는 개방된 방식으로 접근해야한다. 당연히 글로벌 기술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으려면 주고 받는 게 있어야 한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핵심기술은 무엇이고 개방적인 체제에 어떻게 참여할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때 우리의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허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제 한국은 예전처럼 배워오는 수준이 아니라 수평적 관계에서 허브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그런 나라가 있었나


△벨기에와 네덜란드, 프랑스가 공동투자해 만든 ‘아이멕’(IMEC)이 대표적이다. 70여개 국가와 600여개 기업, 208개 대학이 협력관계를 만들어 유럽 최대 종합반도체 연구소를 만들었는데 중국 상하이에도 사무실이 있다. (국가, 기업, 대학이 모여드는데는)글로벌 수준의 물리적 인프라와 혁신생태계로서의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물리적 인프라·혁신생태계 메리트…허브갖춰야

-지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유형의 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 있나.


△결국 아이디어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스케일업 기반에 투자를 해야 한다. 네덜란드가 아이맥에 국가적 투자를 하니 사람들이 실험을 해보겠다고 모여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수한 논문을 쓸 수 있는 학문적 리더십도 있어야 하지만 물리적 투자가 없이는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러더십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구로산업단지를 만들던 시절과 다른 차원의 수준 높은 스케일업 기지가 만들어져야 한다.


-한국경제가 다음 단계의 성장으로 간다는 데 불안감이 크고, 불안감의 현실적 근거는 많다. 산업계에 성장의 벽 같은 게 만들어져 있다는 생각도 있다.


△한국은 추격형 경제의 정점에 와 있다. 70~80년대 도입기술, 90~2000년대 개량기술, 2010년 이후 자체 기술로 선진기술수준을 따라왔던 뉴 투 코리아(New to Korea)에서 선도기술을 가지고 뉴 투 월드(New to World)로 가야 하는데 이 추격의 정점에 멈추어 있다 다음 단계를 넘어가지 못하고 잇다. 벤치마크가 있던 단계에서 스스로 벤치마크가 되는 전환의 단계에서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선진기술을 따라갔던 방식이 아닌 선도기술을 가지려면 도전적 질문과 스케일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성장 산업의 출연이 생산성을 높이고 선도기술로 이끌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맞다. 지금은 자동차를 고민해야 할 때인데 마차에 말 한마리로 안되니깐 열마리 붙이자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만큼 추격의 관성은 떨쳐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개념의 설계를 위한 도전적 질문과 스케일업은 기업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


△뉴 투 코리아를 성공한 뒤 뉴 투 월드에 습관이 돼 있지 않다. 기업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 하면 위험하다고 탓하는 식이다. 스케일업은 시행착오를 하면서 바꿔가야 한다. 추격형 경제의 성공 그림자가 그 이상의 밸류업을 막고 있는 형국이다. 사회 전체가 연장전만 계속 뛰고 있다. 이제 연장전은 끝내야 한다.


자동차 고민해야 할 때에 마차에 말 열마리 붙이자는 식


21일 서울경제신문 회의실에서 이정동 서울대 교수가 인터뷰 도중 그랜드퀘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최초의 질문을 어떻게 내놓느냐가 선도기술을 만들 수 있는 기초가 되는 것인가.


△국가적 미션을 최초의 질문 문제로 만들어야 한다. 선진국은 국가적 질문에서 인터넷과 GPS를 만들었다. 또 인재육성 스케일업 인프라 역시 제공해야 한다. 물리적 금융 인프라도 중요하다. 스케일업 과정에서 역할을 하는게 금융이다. 콜롬버스가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의 힘도 금융이었다. 스케일업 하면서 떡잎을 알아보는 눈이 필요한데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 도전적 프로젝트에 금융이 흘러가게 해야한다.


-결국 관건은 정부의 역할인가.


△장벽을 넘어가기 위한 도전이 안되고 있다. 산업, 경제 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제도 등 한국사회의 총체적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도 연구개발(R&D)예산을 줄이기 전에 국가적 미션을 먼저 제기해야 한다. 미국 국방부에서 '조종사들의 헬멧에 신호를 표시하는 기술에 대해 질문을 던졌고 젊은 창업자가 이끄는 코핀이 해답을 제시했다. 그렇게 30년이 지나 VR시대가 열리니 코핀이 해당분야의 글로벌 선두주자가 됐다. R&D는 많이 주고 적게 주고가 아닌 불확실성을 없애 꾸준히 연구하게 큼 해줘야 한다. 한 해는 많이 다른 한 해는 적게 예산을 편성하면 모든 연구가 제자리 걸음만 하게 된다. 선진국은 국가는 공공의 미션, 정부의 할 일에 초점을 둔다. 환경, 고령화, 미세먼지, 국방문제 등을 도전적 과제 최초의 질문부터 해야 한다.


-공공정책을 집행 하면서 ‘그랜드퀘스트’를 내놔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앞서 말한 코핀 회사는 90년대 미국 국방부의 그랜드퀘스트를 풀면서 VR을 만들었다. 아이폰의 인공지능(AI) ‘시리’의 탄생을 이끈 질문을 던진 것도 미국 국방부다.



21일 서울경제신문 회의실에서 조귀동(오른쪽)작가가 이정동 서울대 교수를 인터뷰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이정동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및 대학원협동과정 기술경영경제정책 전공 교수로 재직중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이며 한국생산성학회 회장과 한국기업경영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기술혁신분야를 대표하는 국제 학술지 의 공동편집장으로 있으며, 대통령 비서실 경제과학 특별보좌관으로 국가 정책의 수립에 기여했다. <축적의 시간><축척의 길><최초의 질문><그랜드퀘스트2024>를 펴내면서 한국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23년 KBS다큐멘터리 <최초의 질문>을 통해 혁신을 위한 도전적 질문의 중요성에 대한 통찰을 전한 바 있다.


조귀동은…

한국 정치와 경제의 구조 및 변화 과정에 대한 글을 써왔다. 주요 경제지 기자로 정부 부처와 기업을 출입했고, 현장에서 경제가 어떻게 정치와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반대로 정치와 사회가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제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저서로는 <세습 중산층 사회><전라디언의 굴레><이탈리아로 가는 길>이 있다. 기자직을 내려놓고 연구와 저술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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