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짝퉁이라고도 불리는 지식재산권 침해물품 14만 2930점을 적발했다. 피부에 직접 접촉하는 귀걸이 등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카드뮴 등 발암물질까지 검출됐다.

관세청은 23일 서울세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식재산권 집중단속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단속은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해외의 대규모 할인행사에 따른 짝퉁 반입 급증에 대비해 실시됐다. 주요 적발 품목은 의류(40%), 문구류(16%), 악세사리(14%), 열쇠고리(8%), 가방(5%) 순이었다.

특히 귀걸이, 가방, 시계 등이 피부에 직접 접촉하는 물품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안전 기준치보다 최대 930배에 달하는 납과 카드뮴이 검출됐다. 루이비통, 디올, 샤넬 등 해외명품 브랜드의 짝퉁 귀걸이 24개 제품 중 20개(83%)에서 카드뮴이 검출됐으며, 그중 3건은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도 함께 검출됐다.

카드뮴이 검출된 귀걸이 20건 중 15건은 카드뮴 함량이 기준치의 600배 이상이었으며, 기준치의 930배가 검출된 제품도 있었다. 단순히 표면처리에 카드뮴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제조 시 주성분으로 사용한 것이다. 납과 카드뮴은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발암가능 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집중단속 적발물품에는 카카오(열쇠고리), 삼성(이어폰) 등 9개 우리나라 기업 제품도 462점 포함돼 있었다. 지식재산권 침해 피해가 해외명품 브랜드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최근 해외에서 인기가 높아진 국내 브랜드에도 피해를 입히고 있는 상황이다.

관세청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명품 모조품을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로 각광받는 실태를 우려하면서, 짝퉁의 유통과 소비가 지식재산권 침해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