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사회복지재단이 제17회 아산의학상 수상자로 기초의학 부문에 이창준(57) 기초과학연구원(IBS) 생명과학 연구클러스터 연구소장, 임상의학 부문에 김원영(50) 울산의대 응급의학교실 교수를 선정했다. 젊은 의학자 부문에는 정인경(40)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와 오탁규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가 각각 선정됐다.
23일 아산사회복지재단에 따르면 기초의학 부문 수상자인 이 소장은 뇌세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astrocyte)에 대한 연구로 퇴행성 뇌질환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소장은 그동안 신경세포를 보조하는 역할로만 알려졌던 별세포가 뇌의 중요한 신호 전달 물질인 흥분성 글루타메이트와 억제성 가바(GABA)의 생성 및 분비되는 장소임을 최초로 밝혔다. 또 별세포가 과도하게 커진 ‘반응성 별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인 김 교수는 20여 년간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 심정지, 패혈증, 허혈성 뇌손상, 급성 호흡부전 등 중증 응급 환자 치료와 연구에 전념해온 성과가 높이 평가됐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장을 맡으며 응급실의 심폐소생술 생존율을 국내 평균 5%의 6배인 30% 가까이 끌어올린 공로도 인정받았다.
젊은 의학자 부문을 수상한 정 교수는 유전자 세트인 게놈 연구에 3차원 해독을 도입해 파킨슨병·암 등의 새로운 원인을 규명한 성과를, 오 교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마약성 진통제 사용 실태를 파악하는 등 정책적 제언이 가능한 연구를 해온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아산의학상은 기초의학 및 임상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의과학자를 격려하기 위해 아산사회복지재단이 2008년 제정한 상이다. 기초의학·임상의학 부문 수상자에게 각각 3억 원, 젊은의학자 부문 수상자에게 각각 5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3월 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