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이너스 금리 유지하지만 "물가·임금 선순환 진전" 해제 한발 가까이

일본은행 금융정책회의서 금리동결
노토반도 지진 등 고려 완화책 유지
전망보고서서 "선순환 정확도" 명기
시장 "공식문서 첫 명기…해제 진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로 대표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단 완화 정책 전환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던 ‘물가·임금 인상의 선순환’과 관련한 긍정적인 진단을 공식 보고서에 처음 명기하면서 4월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BOJ는 23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 금리를 기존의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는 0%로 유도하는 기존 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BOJ는 2016년 1월 단기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린 뒤 장기간 금융완화책을 유지해오다 지난해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 상한선 정책을 유연화하면서 ‘금융완화 출구’ 모색에 나섰다. 올 4월이 마이너스 금리 해제 시점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일각에서 ‘1월 해제설’이 제기됐지만 BOJ는 이날 안정적인 데이터 확인에 방점을 실었다. 최근 발생한 노토반도 강진과 관련해 제조업·관광업에 끼칠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회의 직후 진행된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기자회견은 같은 날 공표된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 집중됐다. 보고서는 ‘임금 상승이 판매 가격에 반영되면서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은 강해져 간다’며 ‘(선순환의) 정확도는 계속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에다 총재도 “앞으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지만 이런 전망이 실현될 확률은 계속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 경영자들로부터 임금 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이 나오기 시작했고 임금에서 물가 상승으로의 파급에 대해서도 ‘조금씩 퍼지고 있다’는 인식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무구루마 유미 미쓰비시 UFJ모건스탠리증권 수석채권전략가는 “BOJ가 2% 물가 목표 실현에 대해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공식 문서에 명기한 것은 처음”이라며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우에다 총재는 해제 시점에 대한 명확한 언급을 피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올 4월에 무게를 싣고 있다. 블룸버그가 시장 전문가 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59%가 올 4월 회의 때 정책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에다 총재가 지난해부터 강조하고 있는 임금 인상의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되려면 봄철 춘계 노사 협상 결과가 나오고 중소기업의 데이터 일부가 축적되는 3월이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4월의 경우 금리 변경 이후 불과 이틀 뒤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4월 아닌 3월 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가 전격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현재 호소다 히로유키 전 일본 중의원 의장 사망에 따른 1개구 보궐선거를 포함해 자민당 내 파벌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따른 의원 사직 등을 이유로 열리는 보궐선거까지 포함하면 최대 4곳 정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BOJ가 한 달 앞선 3월에 먼저 행동에 옮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우에다 총재는 “(3월까지도) 어느 정도의 정보는 얻을 수 있다”면서도 “적절하게 판단해 나가겠다”고 확답을 피했다.


정책 전환에 따른 경제 혼란 우려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해도 극히 완화적인 금융 환경은 당분간 계속된다”며 큰 폭의 금리 인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한편 BOJ는 유가 하락을 이유로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4%로 하향 조정하고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7%에서 1.8%로 소폭 인상했다. 2023년도(2023년 4월∼2024년 3월)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8%를 유지했다. 유미 전략가는 올해와 내년 전망치 조정과 관련해 “에너지를 제외한 코어 수치 전망은 변함이 없다”며 “대개 상하로 균형을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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