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우승으로 힘차게 새해를 연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의 마음은 벌써 4월 마스터스에 가있다.
매킬로이는 21일 두바이에서 끝난 DP월드 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특별히 자랑스러워할 만큼 의미가 큰 우승이었다.
매킬로이는 BBC에 “2라운드 끝날 때만 해도 선두에 10타나 뒤져있었지만 최종 1위로 마쳤다. 지난해의 경험 덕”이라고 했다. “작년 오거스타(마스터스 대회장)에서 저 자신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2라운드에 리더보드를 봤는데 선두 브룩스 켑카와 이미 10타나 벌어져 있었죠.”
매킬로이는 결국 컷 탈락했다. 2022년 마스터스 단독 2위 성적에 어느 때보다 우승 기대가 컸지만 허무하게 짐을 쌌다. US 오픈, PGA 챔피언십, 디 오픈까지 그동안 메이저 3개 대회에서 우승해 마스터스만 정복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되는 매킬로이는 그 기회를 또다시 1년 뒤로 미뤘다.
2014년 디 오픈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에 마스터스만 남긴 뒤로 2015년부터 아홉 번째 실패였다.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두바이에서는 달랐다. 3라운드 63타를 발판으로 멋지게 역전 우승까지 갔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열 번째 도전에 나설 매킬로이는 두바이에서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후계자로 오랫동안 언급돼온 그는 우즈 얘기도 꺼냈다. “어릴 적부터 우즈의 업적을 따라가고 싶었다”는 매킬로이는 “여전히 까마득한 목표지만 우즈의 이름이 있는 트로피에 내 이름도 새겨져 있는 것이 보인다”며 마스터스 트로피에도 자신의 이름을 새길 것이고 그게 올해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마스터스의 벽만 넘으면 우즈, 잭 니클라우스(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 벤 호건(미국), 진 사라젠(미국)만 들어가 있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클럽(마스터스가 메이저에 들어간 이후 기준)에 가입한다.
매킬로이는 2023년의 마지막 10개 출전 대회에서 모두 톱 10에 들었다. 영국 골프먼슬리에 따르면 1981년 톰 카이트(미국) 이후 42년 만의 기록이다. 하지만 매킬로이 자신과 열성 팬들에게는 2014년 메이저 4승째 이후 10년 가까운 메이저 가뭄으로 기억되는 뼈아픈 한 해였다.
비시즌 동안 매킬로이는 오랜 스윙 코치인 마이클 배넌과 스윙을 다듬었고 퍼팅 코치인 브래드 팩슨과 긴 시간을 보냈다. 멘탈 코치인 봅 로텔라와도 못지않게 자주 만났다. 그 결실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월에 트로피를 들었다.
2024시즌 PGA 투어 첫 출전은 2월 1일 시작되는 AT&T 페블비치 프로암이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전에도 중요한 대회가 많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4월 ‘그 주’를 위한 자리로 계속 남겨둘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