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공동창업자가 작년 4분기 알리바바 지분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TY)가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알리바바 주가가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주식을 사들였다는 점에서 주가 방어 차원으로 보이며, 매수 주체가 마윈이라는 점에서 투자자와 당국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NYT는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마윈이 홍콩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식을 작년 4분기 동안 5000만 달러(약 670억 원) 규모 매입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차이충신 현 회장도 같은 기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식을 1억5100만달러(약 2000억 원) 어치 신규 매입했다고 미국 증권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전일 대비 7.85% 상승 마감했다. 최근 6개월 사이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홍콩증시에서 알리바바 시총이 약 1710억 달러임을 볼 때 마윈의 매수 규모가 크지는 않다. 다만 NYT는 “알리바바 주가가 몇 달 동안 급락하자 주식을 사들였다”며 “그 주체가 마윈이라는 점에서 투자자, 당국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주식 매수가 그간 마윈이 견지해 온 알리바바 지분율 축소 입장을 뒤집는 것인지는 불분명해 보인다. 마윈은 지난해 11월 약 8억7000만 달러 상당의 알리바바 주식 1000만주를 처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두 사람이 알리바바 지분율을 늘리면서 기존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한 지분이 감소했고, 마윈과 차이충신 두 사람이 알리바바 최대주주에 올라섰다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마윈이 2020년 10월 중국 당국의 정책을 공개 비판한 이래 당국의 집중 단속 대상이 되면서 사세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주가는 최근 1년간 40% 이상 떨어졌으며, 급기야 전자상거래 서비스 ‘테무’의 모회사 PDD홀딩스 등에 시장 점유율이 따라잡히는 상황으로까지 몰렸다. 마윈은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경영권을 내놓음과 동시에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춰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