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지난해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가가 추정한 회사의 적정 기업가치가 계속 내려 앉고 있다.
24일 메리츠증권은 SK이노베이션 분석 보고서 '돌파구는 있을까?'를 통해 적정주가를 기존 21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상반기엔 SK온의 4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하며 SK이노베이션 목표주가를 29만 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SK온과 SK IET의 사업가치를 20조9000억원으 로 기존 추정대비 하향했다"면서 목표 주가 하향 배경을 밝혔다.
메리츠증권이 예상한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17조5000억 원, 영업적자는 1012억 원이다. 최근 낮아진 시장 눈높이를 고려해도 이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메리츠증권의 판단이다.
메리츠증권은 이처럼 실적 전망을 하향한 이유로 SK온의 영업적자가 커지는 점을 꼽았다. SK온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조3000억 원, 영업손실은 1981억 원으로 추정됐다. 노 연구원은 "주력 고객사인 미국 포드자동차의 지난해 10~11월 제품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양산수율 확보가 어려운데다 판매단가가 하락하면서 SK온의 흑자 전환이 실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SK온이 공장 증설 등에 필요한 신규 자금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진단도 함께 제시됐다. SK온은 지난해 MBK파트너스·한국투자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SNB캐피탈·힐하우스캐피탈 등 글로벌 투자회사들로부터 2조 원대 투자금을 유치하고,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2조 원을 지원 받았다. 또 현대차그룹에서도 2 조원을 추가 차입하면서 그간 시장에서 제기됐던 재무 우려를 씻어낸 바 있다.
노 연구원은 이와 관련 "여전히 부담스러운 금리수준·공사비용 등에 과거 확보했던 투자금액 외 신규 자금 증액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2024년 역시 수익성·재무활동 능력·수주규모·단일 폼팩터 등 이차전지 셀 경쟁기업들 대비 SK온의 사업 가치 할인은 불가피하다"고 보고서에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