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 ‘키다리아저씨’ 최영철 사나그룹 회장

“일자리 제공으로 활동기회 확대 바래”
“탈북민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길 기대”

최영철(왼쪽) 사나그룹 회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만나 탈북청소년과 제3국 출생 자녀들이 다니는 대안교육기관을 위해 써달라며 3000만 원을 기부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통일부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해외 일자리 제공을 통해 그들의 사회 활동 기회를 확대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사나그룹을 설립해 동아프리카 가발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최영철(사진) 회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에서 열린 ‘탈북청소년 교육발전을 위한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40년 전 낯선 땅 아프리카으로 넘어가 정착할 당시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회상하며 “새로운 환경에서 정착하느라 고생이 많을 탈북민에게 제 도움이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며 “한국 사회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일 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사나그룹은 케냐 등 해외 사업장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할 인재와 김포에 있는 한국지사에서 일할 생산직 10명가량을 탈북민으로 고용할 계획이다.


그는 또 “탈북 청소년과 제3국 출생 자녀들이 다니는 대안교육기관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총 3000만 원을 기부했다. 이 기부금은 남북사랑학교와 다음학교, 반석학교, 우리들학교 등 대안학교 6곳에 500만원씩 전달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최근 한국지사 직원으로부터 탈북민 취업 박람회 소식을 듣고 지원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1989년 케냐에 설립한 가발기업 사나는 ‘에인절스’(ANGELS)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동아프리카 가발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나그룹은 케냐 재계에서 8위(납세액 기준)에 올라 있으며 탄자니아와 에티오피아, 잠비아, 우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0개국에서 1만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머나먼 타국에서 큰 기업을 일구고 탈북민 지원에 나선 최 회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사나그룹 같은 글로벌 기업을 발굴해 탈북민이 더 나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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