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전격 인하해 시장에 1조 위안(약 186조 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춘제 연휴를 앞두고 시장에 돈을 풀어 소비심리를 회복시킴으로써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를 잠재우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다음 달 5일부터 은행 예금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지준율은 10.5%에서 10.0%로 내려간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양호한 통화와 금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준율을 낮춰 시장에 1조 위안의 장기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준율은 중국 은행이 예금 중 인민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비율로,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에 공급할 자금이 늘어나 유동성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판 행장은 “현재 법정 지준율이 평균 7.4%로 주요 경제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금리 차이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대출우대금리(LPR) 인하에는 신중한 입장이었다. 22일에도 1년물 LPR을 5개월 연속 동결하자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이미 시장에서 예상했던 지준율 인하 카드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인하 폭이다. 인민은행은 2022년(4월·12월)과 2023년(3월·9월)에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인하했는데 조정 폭은 모두 0.25%포인트였다. 이번에 전격적으로 0.5%포인트 내리기로 한 것은 그만큼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인민은행은 25일부터 농업 지원 소규모 재대출과 재할인 금리를 0.25%포인트 낮춘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이자율을 현행 2.0%에서 1.75%로 하향 조정해 사회종합융자 비용을 안정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