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9일 시작된 주택 담보 대출 갈아타기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은행권의 대출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대출 상품의 금리를 낮추며 고객이탈 막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소비자의 대출 이자 부담이 경감되는 효과가 크다는 평가와 함께, 금융권 일각에선 경쟁이 과열되면서 생기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 10일 기준 3.83%였던 ‘우리WON주택대출’ 상품의 최저 금리를 이날 기준 3.71%로 0.12%포인트, 최고 금리도 5.11%에서 4.95%로 0.16%포인트 낮췄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주담대 갈아타기 상품의 최고 금리를 0.06~0.11%포인트까지 내린 상태다. 이들 은행의 최저 금리는 3.67~3.83% 수준으로 형성됐다. 은행들은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에서 갈아타기를 완료한 고객을 선정해 첫 달 대출이자를 최대 50만 원까지 지원하고 신한은행은 선착순 500명을 대상으로 첫 달 이자 금액을 최대 20만 원 범위에서 포인트로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3월 29일까지 대출 갈아타기를 한 고객 중 선착순 2000명에게 인지세를 면제해준다.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고객 확보를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리를 내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주담대 갈아타기 상품의 5년물 은행채 가산금리를 마이너스(-)인 -0.16%포인트씩으로 잡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를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기 위해 대환을 신청하는 고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서비스 시행 초기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중은행도 초반 역마진을 감수하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물론 시중은행 금리는 여전히 인터넷은행보다 비싼 편이다. 시중은행이 대환대출 수요를 잡기 위해 금리를 낮추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최고 금리를 잇달아 인하했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갈아타기 상품의 금리는 3.50~4.50%, 케이뱅크는 3.50~5.43% 수준이다. 2주 전보다 최고 금리 상단을 각각 0.17%포인트씩 낮췄다. 시중은행과 최저 금리 격차는 최소 0.17%포인트에 달한다. 카카오뱅크는 수요가 몰리는 오전 9시에 접수가 마감되더라도 수시로 추가 신청을 받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된 이달 9일부터 22일까지 보름 만에 1만 176건이 접수됐다. 신청 금액은 1조 7451억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