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 여성이 2000만 위안(약 37억 원)에 달하는 재산을 자신을 방치한 자녀 대신 키우는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남기기로 결정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매체를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상하이에 사는 류씨는 몇 년 전 세 자녀 앞으로 재산을 남기는 첫 유언장을 작성했지만 최근 내용을 이같이 수정했다. 그는 아플 때 자식들이 자신을 찾지도, 돌보지도 않았으며 평소에 거의 연락조차 없었다며 “내가 죽은 후 모든 재산은 내 곁을 지킨 반려견과 반려묘를 돌보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한 현지 동물병원이 류씨의 유산 관리자로 임명돼 그의 반려동물들을 돌보는 일을 맡을 예정이다. 류씨는 재산을 그의 반려동물에게 직접 맡기기를 바랐지만 첸 카이 베이징 유언등록센터 관리에 따르면 이는 중국에서 불법에 해당한다. 첸씨는 “류씨의 의지에 따라 그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해 동물병원이 반려동물들을 잘 돌보는지 등을 감독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씨의 이야기는 중국 온라인상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한 누리꾼은 “자녀들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로 결정한 그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지 모르겠다”며 슬픔을 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앞으로 내 자식이 나를 푸대접한다면 나도 집을 다른 사람에게 남길 것”이라며 류씨의 결정에 공감하기도 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상하이 법원은 친척 대신 친절한 과일 노점 주인에게 전 재산 330만 위안(약 6억 1500만 원)을 남긴 한 남성의 유언장이 타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