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A·C 연장 발표에 평택 집값 '들썩'…동두천·춘천도 매수 문의↑

GTX A·C 겹치는 평택에 매수 관심 쏠려
집주인들 발표 직후 매물 호가 올려
매물 적체에 실제 매맷값 오를지는 미지수
병점·동두천·춘천 부동산도 반색
전문가 "사업속도·현실 가능성 뒷받침돼야"

경기도 평택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 조감도./사진제공=포스코이앤씨

정부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B·C 기존 노선 연장 발표에 관련 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새롭게 추가된 정차역 인근 아파트 단지들의 매수문의가 늘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미 쌓인 매물이 많은데다 실제 노선 개통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려면 사업 속도와 현실화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25일 정부는 ‘2기 GTX'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GTX A·B·C 노선 연장과 함께 D·E·F 신규 노선을 신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A노선은 동탄에서 평택까지, B노선은 경춘선을 활용해 마석에서 춘천까지, C노선은 덕정에서 동두천, 수원에서 아산까지 연장된다.


이번 발표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지역은 A·C노선이 모두 겹치는 경기 평택이다. GTX 정차역으로 예정된 지하철 1호선 평택지제역에서 가장 가까운 대단지 아파트인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1999가구·2022년 5월 입주)는 이날 오전 정부 발표 이후 매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GTX 노선이 두 개가 지나간다고 하니 서울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며 “오는 5월 실거주 2년을 채우고 매도하려는 집주인들이 내놓은 매물들이 많이 쌓여 있어 실제 매수 호가는 호가는 집주인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8억 2500만 원에 거래되었는데 이날 최고 호가는 10억 원에 달했다. 프롭테크 업체 호갱노노에 따르면 해당 단지는 GTX 노선 연장 발표 후 실시간으로 5000여 명이 지켜보는 관심단지가 됐다. 이번 연장으로 GTX-C이 정차할 예정인 1호선 병점역도 관심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병점역 인근 ‘병점역아이파크캐슬’ 전용면적 84㎡도 지난해 12월 6억 4300만 원에 거래됐는데 매물 호가는 7억 원으로 뛰었다.


이밖에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을 양주 덕정에서 경기 동두천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하자 동두천 일대도 반색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동두천시의 지난달 아파트 매매가격은 1년 전보다 15.24%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8.57%) 하락률의 두 배에 육박한다. 동두천시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동두천은 집값 상승 요인이 사실상 교통밖에 없는 지역"이라며 "2022년 매수 열풍 이후 침체기가 길었는데 이날 오전에만 문의 전화가 4통이 들어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서울지하철 1호선 동두천역에 GTX-C 노선이 정차할 것으로 의견이 좁혀지고 있다. 반면 이번 연장안이 아파트값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동두천의 경우 동두천역이 있는 동두천동보다 서울과 가까운 생연동과 지행동에 대단지 아파트가 몰려있다. 동두천시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행동과 생연동 주민들은 뒤에 있는 동두천역보다는 한 정거장 앞에 있는 덕정역으로 가지않겠느냐"며 "GTX 덕정역 호재는 이미 반영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도 춘천 일대도 들썩이고 있다. 정부는 GTX-B를 강원 춘천시까지 55.7㎞를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춘천시 소양동 경춘선 춘천역 인근에 2025년 10월 입주하는 '더샵소양스타리버(1039가구)'가 주요 수혜 단지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이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4억 8600만~5억 2600만 원으로, 이달 5억 4640만 원에 분양권이 실거래됐다. 분양 당시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31.44대 1을 기록했다. 춘천시 C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경쟁률은 높았지만 고금리에 매수심리 하락과 맞물려 분양권 차익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앞으로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GTX 사업 속도와 현실성이 뒷받침돼야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광역 교통망 개발은 지역 내 상당한 개발 호재지만 예비타당성 조사와 착공, 개통까지 많은 재원과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최종 노선 확정을 놓고 지자체 간 갈등도 사업 추진 속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GTX 논의가 2010년부터 시작돼 15년 만에 착공에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D·E·F 노선 개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GTX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 지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