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예상보다 훨씬 높은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대결이 유력한 조 바이든 행정부를 한껏 고무시키고 있다.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던 바이든 대통령이 당초 예상보다 좋은 경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약점으로 지목됐던 경제 문제를 전면에 부각하고 나서는 분위기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25일(현지 시간) 시카고경제클럽 연설에서 지난해 미국 경제를 놓고 “미약하거나 덜 양호하지 않은 역대 최상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착륙 시나리오를 위협하는 어떤 것도 볼 수 없다. 강하고 건전한 지출과 생산성 향상을 반영하는 좋은 일이며 중산층 가정의 살림살이 고통을 피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 경제는 매우 바람직한 길로 가고 있다”며 지난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한 전문가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휘발유 가격 등 물가 하락, 소비심리 회복, 도농 간 실업률 차이 축소 등을 경제 치적으로 제시하며 바이든 정부의 집권 2기 의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위스콘신주를 찾아 “전문가들은 내가 당선됐을 때부터 경기 침체가 코앞이라고 얘기했다”며 “매달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우리는 강력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이에 발맞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최고급 경제 전문가들의 이른바 ‘블루칩’ 지수가 경제 방향을 잘못 판단해 실제보다 훨씬 높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예상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바이든 대통령 집권 기간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됐던 경제 문제를 선거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성장률 지표에 대해 “경제 문제에 대한 대중적 불만이 바이든의 재선 전망에 어려움을 가하는 주요 요소인 만큼 이를 되돌리기 위해 노력 중인 캠프 참모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