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고 길어지는 이언주…이재명 권유에 친문은 '발끈'

이재명 직접 복당 권유에 이언주 "숙고"
'반문·막말' 이력에 내부 복당 반발 거세
비명계 "납득 안돼" 친명계 "반윤 뭉쳐야"

이언주 전 의원.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언주 전 의원에게 민주당 복당을 권유한 것을 두고 당내 반발이 분출했다. 특히 친문재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전 의원의 반문재인 성향과 막말 이력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반면 친이재명계는 윤석열 정권 심판 전선을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옹호하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서는 이 전 의원 복당에 대한 다수의 반대 의견이 지도부에 전달됐다. 2017년 대선 때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당·바른미래당·국민의힘을 거치며 반문 활동에 앞장섰던 이 전 의원의 전력 때문이다. 이 대표는 최근 이 전 의원과 통화해 직접 복당을 권유했다.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 구도를 강화하기 위한 외연 확장 행보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친문 세력은 ‘문재인 저격수’로 불릴 만큼 반문 선봉장에 섰던 이 전 의원의 행적을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삭발을 하는 등 강성 행보를 보였다. 또 ‘조국 수호 촛불 집회’와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내란선동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CBS) 인터뷰에서 “철새도 해(年)를 거르면서 하는 건데, 한 계절에 몇 번씩 다른 정치적 모색을 했던 분을 ‘반윤석열’ 포문을 연 사람이라고 이 대표가 접촉한다는 것은 납득도 안 되고 대표가 해야 될 일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에도 실익이 없고 중도 확장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이 여성 급식 노동자를 향한 비하 발언으로 ‘막말 논란’을 일으킨 이력도 복당 반대 이유 중 하나다. 비명계 송갑석 의원은 “이 전 의원 같은 분이 우리 당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당 지지자들과 국민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잘 납득이 안 된다”고 직격했다.


친명계는 윤석열 정부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뭉쳐야 한다며 이 전 의원의 복당을 지지하고 있다. 당대표실 정무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YTN)에서 “당은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부의 폭정과 무능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민주당과 함께 한다면 괜찮을 일”이라고 했다. 양이원영 의원도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것이 당의 사명이기에 큰 뜻을 함께하는 분이 같이 갈 수 있다”며 “(이 전 의원은) 누구보다 정확한 판단과 비판의 각을 세우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당내에선 이 전 의원의 복당이 결국 좌초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의원이 민주당에 타격을 입혔던 이력 때문에 복당에 대한 당내 반발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전 의원도 이 대표의 권유 이후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복당에 대해 확답하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라디오(SBS)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권의 여러 문제를 제대로 견제할 필요가 있어 힘을 합하자는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심사숙고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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