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민에 대한 테러”…여야 ‘혐오정치 자제’ 자성론도

한오섭, 배현진 문병…“경호 강화”
여야 원대, ‘폭력테러 반대’ 한목소리
與 행안위 소집, 野 국회 특위 제안 등
대책 마련 고심에도 구체적 해법은 ‘아직’

윤재옥(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이 발생한 지 채 한 달도 안 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괴한에게 습격당하자 정치권에서는 일제히 ‘정치인 테러’를 강하게 규탄했다. 여야는 ‘혐오 정치’를 자제하자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한편 당장 총선을 앞두고 모방 범죄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배 의원의 피습을 두고 “국민의 대표인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국민에 대한 테러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배 의원이 입원한 순천향대 서울병원을 찾아 문병한 뒤 이 같은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한 수석은 최근 정치인 테러가 이어지는 데 대해 “이 대표 피습 때 관련 부처에서 대책을 강구하고 경호 강화 조치를 했는데 추가할 일이 있다면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비판하며 ‘혐오 정치 종식’을 촉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 피습 뒤에도 우리 정치는 사실상 바뀐 것이 없다”며 “우리 정치가 상대를 증오하고 국민에게 정치 증오를 전파하는 일을 끝내지 않으면 이런 불안한 사건은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정당이 스스로 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불과 약 3주 전 이 대표 피습으로 홍역을 치른 민주당도 여당의 이 같은 발언에 힘을 보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형태의 폭력 테러에 반대한다”며 “연초부터 연이어 불행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데 당국의 특단의 대책을 다시 촉구한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정치인들에 대한 안전 강화 대책을 고심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해법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29일 윤희근 경찰청장을 국회로 불러 당 행정안전위원들과 경호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 대책위원회는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전현희 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 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회 차원의 정치 테러 대책을 세우는 특위를 구성해줄 것을 국회의장과 여야에 요청드린다”며 “구체적 대책은 지도부에서 논의해 건의드리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