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경영진 개편을 단행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누가 이을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JP모건이 본격적인 후계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JP모건은 25일(현지 시간) 상업 및 투자은행 신임 대표에 제니퍼 핍스잭 소비자·커뮤니티 금융 부문 공동대표와 트로이 로어보 트레이드 부문 공동대표를 선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핍스잭이 자리를 옮김에 따라 소비자·커뮤니티금융 부문은 메리앤 레이크 현 공동대표가 단독으로 이끌게 된다. JP모건은 성명에서 “경영진 변화와 조직 개편은 회사의 고위 직원들에게 발전의 기회를 주는 동시에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번 인사로 다이먼 CEO의 후계 경쟁이 핍스잭·로어보·레이크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고 보고 있다. FT는 “핍스잭·레이크는 이미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었다”며 “로어보도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중에서도 핍스잭의 이동에 눈길이 쏠린다. 스테판 비가 아거스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핍스잭은 이전에 소비자금융 부문을 공동으로 이끌었고 이제는 상업 및 투자은행을 맡아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됐다”며 “그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핍스잭은 JP모건에서 29년 근무하는 동안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냈다.
JP모건이 지난해 순이익 496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상황에서 지도부를 대폭 개편하는 ‘모험’을 감행하는 것은 다이먼 CEO 이후를 대비하는 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이먼 CEO는 2005년부터 19년째 JP모건을 이끌며 미국 6대 은행의 최장수 CEO 기록을 매년 경신하고 있다. 다이먼 CEO는 지난해 5월 2026년께 떠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경쟁사인 모건스탠리도 올해 제임스 고먼 전 CEO가 14년 만에 물러나면서 그 자리를 테드 픽 신임 CEO가 이어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