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서울대공원을 찾은 A 씨. 서울 지하철 미아역에서 ‘기후동행카드’로 승차할 때 부인과 아이들 표는 따로 구입해야 했다. 기후동행카드는 다인승 결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A 씨는 4호선 대공원역에서 하차할 때 또다시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개찰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태그해 나올 수 없어 역무원을 호출해 추가 요금을 납부한 뒤에야 지하철역에서 빠져나왔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꺼낸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를 27일 첫차부터 사용할 수 있다. 서울 지하철, 버스, 따릉이까지 월 6만 5000원(따릉이 제외 시 6만 2000원)에 이용 가능하지만 아직은 이런저런 불편함도 적지 않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 지역 내 지하철, 심야버스를 포함한 시내·마을버스와 공공 자전거인 따릉이가 포함된다. 서울시 면허 버스인지 여부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확인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이용 가능한 버스 노선의 전면 유리창과 하차문에 안내문을 부착했다.
문제는 서울 지역을 벗어난 역에서 하차할 때다. 하차역에서 역무원을 호출해 별도 요금(승차역~하차역 이용 요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1호선은 금천구청·온수·도봉산역, 3호선은 지축·오금역, 4호선은 당고개·남태령역까지가 마지노선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차 태그가 처리되지 않으면 페널티도 부과되니 카드 사용 전 이용 가능한 구간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포골드라인 전 구간(양촌~김포공항역), 진접선 전 구간(별내별가람~진접역), 5호선 하남 구간(미사~하남검단산역), 7호선 인천 구간(석남~까치울역)에서는 승차는 할 수 없지만 하차는 가능하다. 또 신분당선이나 타 시도 면허 버스, 광역버스는 제외된다.
만약 기존에 사용하던 모바일 교통카드가 있어도 중복 결제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스템 충돌 방지를 위해 다른 모바일 교통카드를 해지하고 나서야 기후동행카드를 등록할 수 있다. 실물 카드의 경우 역사 내 충전 단말기에서 현금으로만 충전이 가능하다.
무제한 요금제라 해도 환승을 포함해 하차할 때마다 반드시 태그를 해야 한다. 사용 기간 30일 동안 하차 태그를 2회 이상(누적) 하지 않으면 두 번째 미태그 교통수단 승차 시간을 기준으로 24시간 동안 사용이 중지된다. 또 1인 1매 사용이 원칙이라 다인승 결제는 불가능하다.
사용을 하다 환불을 원하면 카드 충전금에서 대중교통 실사용액을 뺀 뒤 수수료 500원을 차감한다. 따릉이의 경우 1일 1000원, 최대 5000원까지 빠진다. 다만 실물 카드값 3000원은 돌려받을 수 없다.
따릉이의 경우 ‘티머니GO’ 앱을 내려받아 가입이 필요하다. 홈 화면에서 ‘자전거’ 탭 선택 후 우측 하단의 ‘따릉이 이용권 구매’ 버튼을 누르고 기후동행카드 번호 16자리를 등록하면 기후동행카드 만료일까지 1시간 동안 이용 가능한 이용권이 발급된다. 이용 횟수 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으나 1시간 이용권이므로 1시간 이상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납 후 다시 빌려야 한다. 1시간을 초과해 이용할 경우 따릉이 앱에 등록된 신용카드에서 추가 요금이 자동 결제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용 중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면 티머니 고객센터에 문의한 후 조치를 요청할 수 있고 그 외에는 120다산콜센터나 가까운 역무실에 문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