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아동만화가 박윤선(사진·44) 작가가 ‘만화계의 칸 영화제’로 불리는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아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기대를 모았던 ‘엄마들’은 공식 경쟁 부문 최고상 수상이 불발됐다.

28일 출판계에 따르면 박 작가의 ‘어머나, 이럴수가 방소저!’가 제51회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 아동 부문 최고상인 ‘아동 야수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 작가가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상을 받은 것은 2017년 앙꼬 작가의 ‘나쁜 친구(새로운 발견상)’이후 처음이다. 박 작가는 “(이번 수상작이) 프랑스에서 내놓은 책 가운데는 10번째 책이었다”며 “이 책에 대한 상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간 제가 해온 활동에 대한 상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한국에서 예원학교, 선화예술고를 거쳐 서울대 디자인학부를 졸업한 이후 프랑스에서 16년 째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 앙굴렘의 창작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합격했고 현지에서 가정을 꾸리면서 지금까지 앙굴렘에서 살고 있다.

활발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2019년 ‘홍길동의 모험’, 2020년 ‘고양이 클럽’, 지난해 ‘부부와 친구들’, 이번 만화까지 연달아 네 작품을 앙굴렘축제 아동 부문 후보로 올렸다. 지난해 앙굴렘국제만화축제의 후보에 오른 ‘부부와 친구들’은 올해 국내에서 ‘뿌뿌는 준비됐어!’라는 이름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마영신 작가의 ‘엄마들’은 공식 경쟁부문 최종 후보 8편에 포함돼 수상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아쉽게도 상을 받지는 못했다. 최고상인 황금야수상은 대니얼 클로우즈의 ‘모니카’에게 돌아갔다.

프랑스 입양 한인 작가인 소피 다르크의 그래픽 노블 ‘한복’은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한복’은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 가정으로 입양돼 살아온 작가가 뿌리를 찾아 한국을 방문했던 이야기를 그린 자전적 만화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는 지난1974년 시작된 유럽 최대 만화 행사다. 인구 4만명의 프랑스 서남부 소도시에 매년 1월이면 만화가들과 업계 관계자, 독자 등 20여만명이 찾아와 만화를 주제로 소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