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인가 추세하락인가…2차전지 올 들어 시총 50조 증발

전기차 치킨 게임 본격화
2차전지 실적 압박 커져
美 세제 혜택도 불확실 ↑

2차전지 업종 시가총액이 올들어 50조 원 가까이 증발했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업종의 주가 반등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본다. 전기차 가격 인하로 2차전지 업체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데다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세제혜택 변화 가능성까지 커지면서다.



SK온 부스에서 현대 제네시스 차량에 들어가는 2차전지 셀을 형상화한 전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닥시장 합산 시가총액 상위 50위 안에 드는 2차전지 9개 종목의 시총 합산은 연초 308조 6084억 원에서 지난 26일 259조 7224억 원으로 48조 8859억 원이 감소했다. 이들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 POSCO홀딩스(005490),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에코프로비엠(247540), 포스코퓨처엠(003670), 에코프로(086520), SK이노베이션(096770), 에코프로머티(450080) 등이다. 상장지수펀드(ETF) 중 같은 기간 등락률 하위에 오른 상품 중에서도 2차전지와 전기차 ETF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주요 2차전지 업체가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24일(현지시간)에는 테슬라가 올해 사업이 작년보다 험난할 것임을 예고하면서 이튿날인 25일 국내 배터리주 주가에 하방 압력을 더했다.


다만 이후 26일 LG에너지솔루션이 3.5% 넘게 반등하고 에코프로는 9.3% 급등하는 등 2차전지 종목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세를 되돌리려면 (미국의 배터리 관련) 정책이 바뀌든지 업황이 바뀌어야 하는데, 정책도 업황도 나쁘다 보니 방향을 돌리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며 "추세 하락 중 간헐적 반등이 일어났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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