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해 9월말 인스타그램에서 로버트 기요사키의 재테크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광고글을 보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입장했다. 그 채팅방에서 자신을 ‘국내 증권사 고문’이라 소개한 K씨는 A씨에게 주식을 추천하면서 대형 증권사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MTS) 설치를 유도했다.
이후 공모주 청약을 권유받은 A씨는 총 1700만 원을 입금했고, 두 달 뒤 A씨가 출금을 요청하자 K씨는 단톡방에서 A씨를 강제 퇴장시켰다. 알고 보니 ‘증권사 고문’도, K씨가 권유한 MTS도 모두 가짜였다. 단톡 구성원들 역시 A씨를 현혹하기 위한 ‘바람잡이’들이었다.
28일 금융감독원은 최근 “기관 계좌로 공모주 청약 시 싼 가격으로 많은 물량 배정이 가능하다”며 가짜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하는 금융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소비자 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연예인 등 유명인을 사칭해 재테크 책을 무료로 증정한다는 광고글로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이후 금융회사 임직원, 교수 등 전문가를 사칭해 투자 자문을 해준다며 가짜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했다.
피해자가 가짜 주식거래 앱에 ‘공모주 투자금’을 넣으면 해당 화면에 공모주가 입고된 것처럼 꾸미기 위해서다. 이후 피해자가 출금을 요구하면 사기범들은 수수료나 세금, 보증금 등 각종 명목으로 되려 추가 입금을 요구하고 잠적하는 등 자금을 편취했다.
금감원 측은 “기관 투자자가 개인 투자자를 대신해 공모주를 배정받는 행위는 불법이므로 이에 절대 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주식 공모 시 모든 투자자가 동일한 공모가로 청약에 참여하므로 기관 계좌로 공모주를 싸게 배정받을 수 있단 말에 속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제도권 금융회사는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지 않는다”며 “사기범들은 특히 SNS에서만 활동하고 투자금 편취 후 바로 잠적하는 사기 행태를 보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