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 불렸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4·10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이달 29일 총선 출마를 선언한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을 탈당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공천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총선 불출마 의사도 드러냈다.
유 전 의원은 “4년 전, 처음으로 야당이 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에 입당했다”며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이 당에 젊음을 바쳤고, 이 당이 옳은 길을 가길 항상 원했으며, 처음이나 지금이나 이 당에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며 “당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당에 남아 윤석열 대통령과 실세들을 향해 쓴소리하는 ‘여당 내 야당’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도 나타냈다. 그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이 당은 특정인의 사당(私黨)이 아니다. 정치가 공공선을 위해 존재하기를 바라는 민주공화국 시민들이 이 당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날을 세웠다.
유 전 의원은 향후 ‘반윤 주자’ 정체성을 가져가며 대권 행보를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오랜 시간 인내해왔고, 앞으로도 인내할 것”이라며 “우리 정치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복무하도록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200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며 한때 ‘친박 핵심’으로 불렸다. 하지만 2007년 경선 패배 이후 탈박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15년 당시 원내대표였던 유 전 의원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비판한 이후 두 사람의 갈등은 폭발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실세로 불리던 최 전 부총리는 이달 29일 경북 경산 출마를 선언한다. 최 전 부총리는 국민의힘에 복당하기보다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지역행사에 참석하며 선거 의지를 드러냈던 최 전 부총리는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고 ‘지역발전론’을 내세워 선거를 치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7대 국회부터 경산에서 내리 4선을 한 최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복역하다가 2022년 12월 특별사면 복권됐다. 최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 당시 실세로 불렸지만, 박 전 대통령은 최근 “정치적 친박은 없다” “과거 인연은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 등이라고 밝히며 친박 인사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