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중국 내 귀성 행렬이 전년 대비 1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개인 차량 이용을 감안하면 역대 최대 귀성 인파라는 중국 당국의 주장이 나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당국이 올해 춘운(春運·춘제 기간의 특별 여객 수송 체제) 규모가 전년 대비 14% 감소한 18억 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전망 대비 3억 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중국 당국은 차량 이동 건수를 합치면 귀성 행렬 이동 건수는 90억 건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다음 달 10~17일로 예정된 춘제를 전후로 40일간 육상·해상·항공 교통편을 대대적으로 증편하며 춘운 규모를 추계한다. 하지만 대대적인 봉쇄로 귀성이 제한되던 제로 코로나 정책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귀성 행렬이 올 들어 갑자기 줄어들자 개인 차량 이동 건수를 처음으로 공식 통계에 포함했다.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는 만큼 개인 차량으로 이동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주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 속에 고향을 찾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개인 차량 인구를 포함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다 높은 청년 실업률로 귀성길에 오르지 않는 사람들이 급증하자 개인 차량 이동 건수를 통계에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청년 실업률이 가파르게 늘자 대학생을 통계에서 제외하는 등 중국 당국은 ‘통계 행정’을 통해 여론을 잠재우곤 했다. 이번에 춘운 통계에 이례적으로 개인 차량 이동 건수를 포함한 것은 해당 통계가 중국의 내수 경제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은 일주일간의 춘제를 포함해 이동 기간까지 최대 한 달에 가까운 연휴가 이어지면서 소비를 촉진하는 시기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중국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 지난해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저치다. 닛케이는 “추적·확인이 어려운 개인 차량 이동 건수를 새롭게 지표에 포함하면서 중국의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포장하는 데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중국 지방정부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5.2% 성장해 가까스로 목표치를 달성했지만 지방 정부 31곳 중 절반에 달하는 15곳이 목표치를 밑돌았다. 최근 러시아와의 무역이 활발한 중국 동북부의 헤이룽장성은 지난해 성장률이 2.6%에 그쳐 목표치(6%)에 못 미쳤다. 장시성의 경우 목표치(7%)에 미달하는 4.1%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도시인 상하이 역시 5%의 성장률을 기록해 목표치(5.5%)를 달성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