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희망적금 이어…SC제일銀, 도약계좌 출시도 '미적'

이달까지 전산 개발 완료 못해
2분기 출시로 도입시기 미뤄
희망적금은 조기마감으로 불참
"돈 되는 사업만 하나" 지적도

사진 제공=SC제일은행


이달 중 선보일 것으로 예정됐던 SC제일은행의 청년도약계좌 출시 시기가 올해 2분기로 밀렸다.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1년여나 늦어진 셈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올해 4~6월 중 청년도약계좌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청년도약계좌는 ‘5년간 5000만 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 아래 출시된 현 정부의 대선 공약 정책 상품이다. 지난해 6월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과 5개 지방은행(부산·경남·광주·전북·대구은행), IBK기업·SC제일은행 등 총 12개 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과 청년도약계좌 취급 협약을 체결해 같은 달 15일부터 운영이 개시됐다.


하지만 지난해 운영 개시 시점에 참여한 은행은 SC제일은행을 제외한 11개 은행이었고 SC제일은행은 올해 1월부터 청년도약계좌를 운영하겠다며 도입 시기를 늦췄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외국계 본사와의 소통이 필요한 데다 전산 개발이 필요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1월까지도 전산 개발이 완료되지 못했다며 SC제일은행은 다시 2분기 출시로 도입 시기를 미루게 된 것이다.


문제는 올해 2분기 청년도약계좌를 도입하게 되면 사실상 SC제일은행이 출시하는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할 만한 청년들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우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운영을 시작한 만큼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할 사람은 이미 상당수 가입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청년도약계좌와 중복 가입이 불가능했던 청년희망적금의 만기일이 올해 2~3월에 집중돼 있어 만기 후 청년도약계좌로 옮겨가려는 수요도 올해 1분기 내 소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2년 전 출시했던 청년희망적금 출시 당시에도 SC제일은행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당시에도 SC제일은행은 타 은행보다 4개월 늦게 출시하겠다고 했지만 청년희망적금이 한 달 만에 조기 마감되면서 굳이 참여할 필요가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SC제일은행이 외국계 은행이라는 점을 활용해 민생 관련 정책 상품 취급을 피해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청년도약계좌 구현을 위한 전산 개발이 1년이나 걸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외국계 은행인 탓에 사회적 기여보다는 돈이 되는 사업만 하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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