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이 다뤄져야”…‘대화 위한 대화’ 경계하라는 노사정 원로들

경사노위, 8년 만에 역대 위원장·상임위원 간담
저출생 등 위기 위식 공감…실질 성과 목소리도

29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역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간 사회적 대화가 무르익고 있다. 노사정 대화는 저출생과 같은 우리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해법을 도출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과제는 노사정 대화가 근로시간처럼 노동 현안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방안을 도출할 지다.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29일 서울 경사노위 건물에서 역대 위원장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1998년 노사정위가 출범한 후 경사노위를 이끈 김호진 전 위원장부터 직전 문성현 전 위원장까지 6명이 참여했다. 31일에는 경사노위의 실질적인 운영을 책임지는 역대 상임위원들이 만난다.


역대 경사노위위원장과 상임위원이 한자리에 모여 노사정 대화에 대한 논의하기는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친노동 정부였던 문재인 정부에서도 성사되지 못했던 자리다. 윤석열 정부도 노정 갈등이 심하지만, 작년 제1노총인 한국노총이 경사노위에 복귀하면서 대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후 노사정 대화에 오를 의제 도출을 위한 부대표자 회의도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날 “저출산, 장시간 근로 해소, 인구구조 변화 대응,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일자리 등 여러 의제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논의될 의제로 정년 연장이 포함된 계속 고용 방안, 사회 양극화를 낳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도 거론된다. 노사정 대화 주체 모두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논의하자는 의지가 높다는 것이다.


다만 노사정 대화가 실질적인 대안을 언제까지 마련하고 이 대안이 정책화 시점은 미지수다. 노사정은 이달 최고논의기구인 본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하지만 본위원회에 어떤 의제를 상정할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 위원장도 “노사정 대화는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가면 원인과 해법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고 에둘러 의제 설정의 어려움을 말했다. 노사정 대화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상징적인 선언에 그칠 수도 있다. 비공개로 이뤄진 간담회에서는 ‘노동 현안은 노사정 대화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현안은 근로시간 개편이다. 정부는 노사정 대화를 통해 근로시간 개편안 도출을 원하지만, 한국노총은 근로시간 개편 의제화에 반대한다. 정부가 추진했던 근로시간 개편 방향이 장시간 근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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