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후 첫 미군 사망자 발생… 공급망 안보 우려에 유가도 뛰어

親이란 무장단체, 요르단 '타워22' 공습
미군 3명 숨져… 바이든 "책임 있는 이 처벌"
중동 정세 악화에 브렌트油 1.5% 급등

친(親)이란 무장 세력의 소행으로 보이는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요르단 내 미군 주둔지 ‘타워 22’를 위성으로 촬영한 모습. 이번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숨졌으며 이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후 첫 미군 사망자다. 로이터연합뉴스

요르단 내 미군 주둔지가 친(親)이란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보이는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최소 3명이 숨지자 미국이 보복을 천명하는 등 중동 지역의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하면서 전쟁이 발발한 이래 미군 사망자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갈수록 악화하는 중동 정세 불안에 국제유가도 크게 요동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 전날 밤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에서 무인기 공격이 발생, 미군 3명이 숨지고 최소 2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CNN 등은 공격이 발생한 곳이 요르단 북동부 시리아·이라크 접경지에 위치한 미군기지 ‘타워 22’로 이란의 시리아 동부 군사력 증강을 억제하기 위한 역할을 맡았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친이란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선택하는 시기와 방식으로 이 공격에 책임 있는 이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 친이란 민병대로 구성된 ‘이라크 이슬람 저항세력’은 이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란은 주유엔대표부를 통해 이번 공격과 무관하며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후 이라크·시리아 등지 친이란 무장 세력들이 140여 회에 걸쳐 미군기지를 공격한 데 대해 여러 번 보복성 공습을 했으나 이란을 직접 보복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미군 사망자가 나온 만큼 미국의 중동 내 확전 자제 노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섰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친이란 무장 세력이 미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 강하게 보복하라’는 압력이 더욱 가중될 것이다. 이란과 직접 충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공화당은 이미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부족함과 항복으로 인해 또 다른 끔찍하고 비극적인 결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유조선을 공격한 데 이어 요르단에서 미군 사망자마저 나오자 국제유가는 29일 아시아 시장이 열리자마자 장중 1% 이상 상승했다. 3월 인도분 북해산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1.5% 상승한 배럴당 84.80달러까지 올랐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한때 1.1% 상승한 78.87달러를 나타냈다. 마이클 트란 RBC캐피털마켓 분석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지정학적 ‘위험’이 현실로 빠르게 진화했다”며 “주말 사이 사건들로 인해 유가뿐 아니라 공급망 안보 전반에 대한 시장 전망이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