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농촌 총각들을 결혼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광둥성부터 산시성까지 중국 지방의 농촌 당국은 중매자가 30세 이상 총각에게 여성을 소개하고 두 사람이 결혼에 성공하면 600~1000위안(약 11만~19만원)을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보상 프로그램은 1~2월에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산시성 샹자좡 마을위원회는 이달 1일부터 결혼을 성사한 중매자에게 1000위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약 270가구로 구성된 이 마을에는 25∼40세 미혼 남성이 40여명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인구전문학자 이푸셴 연구원은 ‘남초’ 문제는 남아선호 사상이 강하고 여성들이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농촌 지역에서 두드러진다고 상황을 짚었다.
이 연구원은 SCMP에 “단순한 현금 보상으로 중국 농촌 지역의 총각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며 “높은 청년 실업률도 낮은 결혼율에 영향을 미친다. 젊은 남성은 가족을 부양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결혼할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광저우의 한 미용실에서 일하는 20대 이주노동자 양쓰씨는 “현재 결혼과 출산 장려 정책에도 불구하고 농촌 출신 젊은 여성도 결혼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부유하고 개발된 지역에 살고 싶다”며 “농촌 젊은 남성은 내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할 수 없다”고도 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해 인도에 '세계 인구 1위’ 자리를 내줬다. 2022년 중국의 신생아 수는 956만명으로 1949년 이후 7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10년 전인 2012년 1635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급감한 수치다. 중국의 합계출산율 역시 2020년 1.30명에서 2022년 1.09명으로 빠르게 하락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여러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출산 장려금 지급, 육아 수당 지원, 주택 구매 우대 혜택 등 현금성 지원도 대거 포함됐다. 이번 정책도 같은 연장선으로, 중국의 고질적인 남녀 성비 불균형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농촌 지역의 남녀 성비는 여성 100명 대 남성 108명으로 도시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