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모든 중소기업에 대출금리를 1%포인트 깎아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중은행들이 고금리 대출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에 이자를 일부 돌려주기로 한 ‘민생 금융 지원’에 국책은행인 수은도 이 같은 방법으로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금리 인하 특별 프로그램’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금리 인하 특별 프로그램은 수은과 거래했던 중소기업에 한해 대출금리를 1%포인트 인하해주는 것으로 수은은 기존 거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영업점을 찾는 모든 중소기업에 동일한 금리 혜택을 주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리 인하 특별 프로그램을 활용한 중소기업은 지난해 기준 380여 곳이며 절감한 이자는 총 150억 원 수준이다.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 전체 지원 금액은 최소 수십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은 관계자는 “금리 인하 대상을 확대하는 안을 포함한 추가 중기 지원책을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대상이나 지원 수준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은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리 인하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경기 반등이 지연되면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제조업 기준) 업황 BSI는 66에 그친다. BSI는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한 수치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대출 포토폴리오가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는 비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수은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총 여신 지원액 중 대기업 비중이 50%를 넘은 만큼 중소·중견기업 지원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금융 당국의 주문에 최근 민간은행이 대규모 금융 지원안을 내놓은 점도 고려됐다. 앞서 시중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은 고금리 대출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187만 명에게 2조 원 규모의 이자를 환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차주당 많게는 300만 원의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수은뿐 아니라 산업은행도 취약 차주 지원을 위한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곧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