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홍해 리스크 장기화로 기업 70%가 애로 겪어"

수출입 기업 44% "운임 인상 어려움 가장 커"

평택항에서 선적 대기 중인 컨테이너. 사진=연합뉴

홍해 물류 리스크 장기화로 국내 수출입 기업 10곳 중 7곳이 물류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2∼12일 수출입 기업 110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의 74.6%가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고 30일 밝혔다. 수출입 기업들은 운임 인상에 따른 어려움(44.3%)을 가장 많이 호소했다. 운송 지연(24.1%)과 선복 확보 어려움(20.2%), 컨테이너 확보 어려움(11.4%) 등 애로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서 A사는 홍해가 막히면서 희망봉 항로로 우회하게 돼 납기가 예상보다 1주일 정도 늦어져 바이어와의 대금 결제가 지연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프랑스로 제품을 수출하는 B사는 운송 지연으로 고객사로부터 항공 운송을 요구받고 있는데, 항공 운송으로 전환할 경우 물류비용이 급증해 타격을 우려하고 있었다.


C사는 급격한 해상 운임 인상으로 수출 제조원가가 상승해 기존 바이어와 계약한 제품 가격으로 납품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무역협회는 이날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약 200개 수출입 기업이 참석한 가운데 '홍해·파나마 물류 리스크 진단 및 대응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는 물류 전문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과 파나마 지역의 가뭄으로 수에즈·파나마 운하의 통항에 차질이 발생하는 상황에 따른 리스크를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황규영 LX판토스 팀장은 "최근 양대 운하 리스크로 해운시장이 일시적인 공급 부족 및 운임급등에 시달리면서 해운물류 기업의 대응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넘어 생존을 좌우하는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김고현 무역협회 전무는 "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주요 선사 등과 협력해 우리 기업들이 수출입에 필요한 선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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