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4개 신성장 동력 추진…부진 사업 추가 매각"

■日 매체 인터뷰서 계획 밝혀
바이오 테크 등 4개 선정해 추진
"안되는 사업 앞으로 추가 매각"
韓日 인재유동성에 매출 큰 차이
신사업 위해 전문인재 적극 영입
신동주와 경영권분쟁 "해결했다"
야구 애정 "스포츠의 힘 굉장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지주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바이오 테크를 비롯한 4개 분야의 신성장 동력 추진 및 부진 사업 매각 방침을 밝혔다. 일본 롯데 대비 한국 롯데에서 더 활발한 사업 확장에 나서며 20배 이상 높은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 배경으로 높은 인재 유동성을 꼽기도 했다. 야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구단 경영의 장점도 어필했다.


신 회장은 30일 보도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롯데케미칼(011170)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의 상장과 백화점 부문의 인접 영역인 편의점·주류 사업 매수 등 인수·합병(M&A)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 크고 작은 회사 60곳 정도를 인수했지만, 지금은 방침을 바꿔 매각도 일부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몇 년을 해도 잘 안 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타사에 부탁하는 것이 직원들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사업) 몇 개를 매각해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부진 사업 정리와 동시에 4개의 신성장 영역을 정해 미래 먹거리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신 회장은 “특히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등 장래에 성장할 것 같은 사업으로 교체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 양국의 사업 환경의 차이로 ‘인재의 유동성’을 꼽았다. 그는 “일본에서 ‘바이오 테크놀로지를 하겠다’고 말해도 타사에서 에이스급 인재를 데려오는 것이 매우 어렵지만, 한국에서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차이로 일본 롯데의 경우 초콜릿이나 껌 같은 제과 기업 이미지가 강하고, 매출이 4000억엔(약 3조6000억원) 규모에 그치지만, 한국에서는 식품은 물론, 호텔, 백화점, 건설, 화학, 렌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매출 규모도 8.6조억엔(77조6000억원)이라는 게 신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그동안은 일본적 경영을 해 외부 인재가 적었지만, 지금은 전문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2020년 이후 외부 출신 전문 인사를 잇따라 영입하며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등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신 회장은 2016년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롯데 보복과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국에 백화점과 슈퍼마켓, 음료와 제과 등 공장이 있었지만, 한국 정부 요청으로 주한미군에 용지를 제공했다가 중국이 반발해 철수했다”며 “해외 사업은 아시아 신흥국 중심으로 해왔지만, 앞으로는 지정학적 문제를 포함해 검토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형인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과의 사이에서 벌어진 경영권 분쟁을 두고는 “해결했다”고 짧게 답했다.


기업 이익은 물론 준법 경영과 고객 만족도 향상 등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노력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퍼블릭 컴퍼니(public company·상장 기업)로서 확실히 해나가고 싶다”며 “롯데를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야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신 회장은 롯데 입사 후 1991년 일본 프로야구 롯데 오리온즈(현 지바롯데마린즈) 사장 대행에 취임했다. 신 회장은 “내가 야구를 정말 좋아해 미국 출장 때마다 메이저리그를 보러 갔다”며 “사내에 ‘구단은 돈 먹는 벌레니 매각하라’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구단의) 장점이 매우 많다고 생각한다”며 “스포츠가 지닌 힘은 굉장하고, 정신적인 것을 포함해 그룹에 필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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