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구서 사라지는 ELS상품…국민·신한銀도 판매 중단

5대 시중은행 중 4곳 중단
당국 압박에 우리銀도 검토

양정숙(왼쪽 세 번째) 무소속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홍콩H지수 ELS 피해자 모임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연이어 ELS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금융 당국의 판매 중단 압박과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을 고려해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30일 비예금상품위원회를 열고 은행에서의 ELS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두 은행은 향후 시장 안정성과 소비자 선택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날 하나은행이 ELS 전면 판매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이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판매 중단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5대 시중은행들 중에는 우리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이 ELS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원금보장형의 파생결합사채(ELB)를 제외한 모든 ELS 상품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들이 전격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은 전날 금융 당국 수장들이 “은행에서의 ELS 판매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 더불어 손실 사태가 불거진 홍콩H지수뿐 아니라 다른 지수의 변동성도 커져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 홍콩H지수가 급락한 사이 투자자들이 몰린 일본 닛케이225지수에 대한 고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가연계신탁(ELT), 주가연계펀드(ELF)의 기초자산으로 주로 편입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유로스톡스50, 닛케이225 등 주요 지수가 최근 10년간 최고점을 형성했다”며 “ELS 상품의 특성상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능동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H지수 ELS 피해자 모임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홍콩H지수 ELS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예금자들에게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관련 규정과 법을 지키지 않았다”며 “조만간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은행이 불완전판매에 대한 피해를 보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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