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MR 헤드셋 ‘비전프로’가 미국에서 오는 2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애플이 10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IT 업계에서는 판매 성과에 큰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30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IT 업계에 따르면 TF인터내셔널의 애널리스트인 궈밍치는 비전프로의 사전 예약 일주일간 16만~18만 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정했다. 비전프로는 지난 19일부터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한 바 있다. 궈밍치는 “예상대로 예약 판매 직후 매진됐고 몇 시간 안에 모든 모델의 배송 시간은 5~7주로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재 20만 대까지 판매가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현지 IT 전문매체 맥루머스는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까지 약 20만 대 가량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판매 초기 나타난 인기가 향후에도 지속하기란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애플이 ‘공간컴퓨터’라고 지칭하지만 새로운 킬러콘텐츠가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유튜브, 넷플릭스 등 대중들이 많이 쓰는 타사 앱을 연동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물론 전용 앱이 없어도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사용 편의를 높이지 못한 건 분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궈밍치는 “즉시 매진되고 배송 시간이 연장된 것은 처음에는 긍정적인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예약 주문이 시작된 후 48시간 동안 배송 시간이 변하지 않았다는 점은 핵심 팬과 헤비 유저가 주문을 한 후 수요가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전 프로의 올해 출하량 50만 대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도 “초기 품절 이후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수요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른 시장의 수요와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애플의 비전프로 출시를 계기로 XR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달라지는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AR 안경 스타트업 엑스리얼은 6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중국 베이징에 근거를 둔 6년 차 회사인 엑스리얼이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은 3억 달러 이상이다. 엑스리얼은 연간 50만~100만 대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관련 시장 점유율을 4%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1억~1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며 이 수치는 2025년 2억 달러에서 3억 달러까지 높아질 것으로 본다. 특히 2년 안에 미국에서 상장을 희망한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