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부 장관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BBC와 더 타임스는 30일(현지시간) 캐머런 장관이 전날 밤 웨스트민스터에서 개최된 보수당의 중동 관련 위원회에서 영국 주재 아랍권 국가 대사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캐머런 장관은 “동맹국들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이슈를 검토할 것”이라며 “이는 두 국가 해법(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개 국가 인정)의 진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은 독립 국가로서 팔레스타인의 모습에 관해 비전을 제시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193개 유엔 회원국 중 139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만, 영국 등 G7 국가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캐머런 장관은 최종 평화 협정의 일환이 아니라 협상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장기적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가 가자지구를 떠나고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없는 상황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어렵지만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라고 권고하고, 영국 등의 지원 물품이 국경에서 되돌아온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캐머런 장관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지난 30년은 실패였으며, 이 점을 인식해야 평화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 팔레스타인 대사는 캐머런 장관의 발언을 환영했지만, 보수당 일각에선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에게 보상을 해주는 일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영국 정부는 팔레스타인 관련 외교적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