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이른바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를 이끈 업체들이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경제전문방송 CNBC가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조용한 럭셔리’는 기존 명품 브랜드들이 눈에 띄는 로고 등 화려한 디자인으로 부를 과시하던 것과 달리 섬세함과 미니멀리즘을 중시하며 절제된 디자인을 내세우는 경향을 말한다. 이 트렌드가 틱톡·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유행을 넘어 실질적 매출로 이어지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게 금융시장의 분석이다.
CNBC는 싱가포르 투자은행 DBS 분석을 인용해 지난해 ‘조용한 럭셔리’로 분류된 명품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이 기존 명품 업체들보다 23%포인트 높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DBS는 LVMH, 에르메스, 몽클레르, 스와치그룹, 브루넬로 쿠치넬리, 리치몬트, 에르메네질도 제냐, 미우미우(프라다 소유) 등을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에 따른 추천 수혜주로 제시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 조사에 따르면 구찌, 버버리 등 화려한 로고와 디자인이 두드러지는 업체들은 럭셔리 주식의 글로벌 선호에서 밀려났다.
허우 웨이 푹 DBS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섬세한 명품 소비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절제된 우아함과 세대를 초월한 품질에 중점을 두는 기업들이 소비자의 반향을 일으키면서 수혜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패션계 주변 역학의 지속적 변화가 현재 기록 중인 성과의 분기점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NBC는 투자자들은 이들 ‘조용한 럭셔리’로 분류되는 기업들을 좀더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애쉴리 월러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가는 “기존 명품 브랜드들이 콘텐츠와 새로움에 초점을 맞춰 개편해야 한다”며 ‘조용한 럭셔리’ 지향 기업들이 올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본투벨퀄리티그로쓰부티크의 마르쿠스 한센 포트폴리오 관리자는 “소비자들이 ‘큰 로고에 지쳤다’는 경향이 있다”며 ‘조용한 럭셔리’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 관점이라고 전했다. 한센은 이들 브랜드가 아태지역에서 중국 이외 한국·일본 등 다른 대형 시장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으며, 이들 국가에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