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산·상가 공실 장기화…'공유창고' 이용한 밸류애드 전략 주목해야"

■이학구 아이엠박스 전략부문 대표(CSO) 인터뷰
이자비용 높아져 투자가치 떨어진 부동산
즉시 현금 창출 가능한 창고 입점해 수익화
1년 새 위탁 지점 10곳→40곳 돌파 목전

"현재 지식산업센터·상가의 미분양이나 공실 이슈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아직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차가 2%포인트 이상인 만큼 가시화되기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단순 임차보다는 가치가 떨어진 부동산에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적절한 콘텐츠를 부가해 일종의 '밸류애드'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학구 아이엠박스 전략부문 대표

30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이학구 아이엠박스 전략부문 대표(CSO)는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공실 이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한화국토개발(현 한화호텔앤리조트)과 삼성생명, 도이치자산운용, 싱가포르투자청(GIC), 다올자산운용 등을 거치며 30년 이상 LP(기관투자자)와 GP(전문운용사)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지난해 말 프롭테크 기업인 아이엠박스의 전략 부문 대표로 합류했다. 아이엠박스는 개인이나 법인 고객들에게 창고로 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셀프 스토리지(도심형 개인 창고)' 서비스 기업이다. 기존 대규모 물류창고와 달리 도심 내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월 단위 등 비교적 단기간 계약이 가능해 다양한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 출신인 이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이 분양받은 지산 등 공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종의 밸류애드 전략으로 접근할 것을 추천했다. 고금리 등으로 이자비용이 높아져 투자가치가 떨어진 부동산에 바로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창고 등 서비스를 넣어 수익을 올리고 최종적으로는 높은 가격에 매각하는 구조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말 선보인 아이엠박스 신월동점이다. 이 곳은 3층짜리 건물 하나를 통째로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재개발 구역에 속해 있어 큰 돈을 들여 리모델링 하기도 애매해 1년 반 넘게 공실이었던 곳"이라며 "주변이 다 주택 단지로 주거 인구가 많아 창고가 빠르게 차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 영통점의 경우에도 매각 추진 건물에 아이엠박스가 입점했는데 수익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서 거래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완전 자동화에 가까운 시스템을 구축해 유지비가 거의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아이엠박스 지점은 지난해 1월 10곳에서 현재 40곳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셀프 스토리지 시장이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30년 전 미국 유학 당시 집이 비좁아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를 유용하게 사용했던 경험이 있었다"며 "한국도 1~2인 가구가 계속 늘고 있고, 정부에서도 이같은 인구변화에 맞춰 소형 주택을 도심에 대규모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지점 위주의 위탁 운영 형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토큰증권(S.T.O) 등의 펀딩을 통한 영속적 수익 추구 모델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대표는 "당장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부동산에 공유 창고를 넣어 수익성을 확보한 후 자산 가치를 상승시켜 매각까지 마무리 하는 것이 목표"라며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을 활용하면 영속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어 장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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