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계양을’ 공천 신청한 원희룡 “이재명의 권력 좇는 정치 끊어보겠다”

"민주당은 개딸들에 지배돼…李가 원인"
李 비례나 지역구 변경에도 맞대결 의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오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직후보자 추천신청서 제출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는 권력을 잡기 위한 도구일 뿐. 제가 그 고리를 끊어보겠다”며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사표를 냈다.


원 장관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인천 계양을에 공천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대화가 사라지고 만 이유, 민주당이 점점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의 지배로 떨어져 가는 이유, 민생과 경제에 우리 정치가 걸림돌이 되는 이유, 이것은 권력만 잡으면 된다는 이재명의 정치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대표를 향해 "검사를 사칭하고 허위 사실 공표, 배임, 부정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면서도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국회의원이라는 권력을 자기 욕망의 수단으로 삼았다"며 "지금도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잡기 위해 당 대표와 국회를 도구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도 "민주당은 이 대표와 그 측근의 범죄 혐의를 감추기 위한 방탄에만 혈안이 되어있고, 야당의 역할은 포기한 지 오래"라고 썼다.


이 대표가 비례대표로 출마하거나 다른 지역구로 옮길 경우 따라갈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특정 지역을 선택하기 이전에 한국 정치에 대한 가장 큰 책임과 사명감을 지고 있다"며 "정상적인 국회가 아닌 이 상황에 길을 뚫어내기 위해서 어디든,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원 전 장관이 이 대표와 맞붙기 위해서 향후 출마 형태 변경도 불사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천(私薦) 논란과 관련해서는 "시스템 공천, 공정한 공천을 하겠다는 국민들에 대한 약속은 지켜질 것으로 믿는다"며 선을 그었다. 이달 16일 한 위원장은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원 전 장관을 이 대표와 맞붙을 사람으로 내세워 사천 논란이 일었다.


수도권 판세가 국민의힘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판세는 늘 변하는 것"이라며 "퇴행적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 나서는 길에 우리 국민들의 참여와 지지가 따를 것이고 그에 따라 선거는 뜨거운 격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여권에서 부상하는 ‘86 운동권 청산’을 두고는 "운동권 자체가 청산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과거 낡은 이념에 머물러 있으면서 국제적 흐름과 새로운 젊은 세대의 혁신적인 에너지를 가로막는 그 무능을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2022년 대선 기간 ‘대장동 1타 강사’ 소리를 들으며 이 대표 저격수 역할을 해왔다. 그는 장관직을 내려놓기 전부터 '이재명 자객 공천설'을 부인하지 않았고 이 대표의 지역구인 계양을 출마 의지를 시사해왔다. 계양을은 이 대표가 당선된 2022년 재보궐 선거를 포함해 최근 4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만 승리해 국민의힘에게는 험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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