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TCC동양타워가 매물로 나왔다. 대규모 전력을 확보해 데이터센터로 리모델링 가능한 자산이어서 정보기술(IT)·클라우드 기업과 디벨로퍼 등이 대거 관심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B자산운용은 TCC동양타워를 매각하기로 하고 최근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다음 주 경쟁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며 매도자의 희망 가격은 약 2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TCC동양타워는 당산동에 위치한 연면적 8803평, 지하 5층~지상 19층 규모의 건물로 오랜 기간 TCC동양이 사옥으로 활용하다 2016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코람코자산에 매각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이후 투자금 회수를 위해 2021년 말 파빌리온자산운용(현 교보AIM자산운용)에 매각했는데 당시 인수를 담당했던 핵심 운용역이 2023년 LB자산운용으로 이직하면서 해당 자산도 함께 이전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TCC동양타워가 20㎿ 이상의 전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과 건물 뒤에 있는 약 700평의 주차장 공간을 새 건물 건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희소성 있는 자산으로 최근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데이터센터로서의 활용 가치가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LB자산운용은 해당 건물을 데이터센터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로부터 데이터센터 신축 및 리모델링 허가를 받아놓았다. 이 때문에 해당 건물을 사옥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중형급 데이터센터를 새로 지으려는 IT 기업 및 클라우드 기업과 데이터센터를 지어 투자 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자산운용사 및 디벨로퍼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자인 KT의 목동 데이터센터와 인접해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목동 KT 데이터센터는 국내 IDC를 하나로 잇는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어서 지리적으로 가까울수록 연결망의 안정성이 보장 받는다”며 “금융기관이 밀집한 여의도와도 가까워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공급하는 기업들도 다수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국내 IT 기업 및 금융기관을 비롯해 디지털서비스·전자상거래 기업 등의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로 활용 가능한 건물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림이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와 협력해 가산동에 데이터센터 공사를 시작했으며 GS건설도 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잇달아 준공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한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국내외 대형 기업 한 곳만 임차인으로 유치하면 임대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건설사 및 자산운용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파빌리온자산운용이 TCC동양타워를 인수한 가격은 1370억 원이었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건축 허가 및 설계, 전기 공급을 늘리기 위한 수전 설비 구축 비용 등을 포함한 원가는 약 1700억 원이다. LB자산운용의 희망 매각가인 2000억 원에 매각될 경우 300억 원의 차익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