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사 주인공은 ‘스테이지엑스’…통신시장에 생기 불어넣을까

28㎓ 경매 접전 끝 4301억에 낙찰
혁신 서비스로 3사 과점시장 ‘노크’
신한투자증권·연세의료원 등 협력
고가 낙찰·망 구축 등 재무 부담도

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 이은 네 번째 이동통신사로 스테이지엑스가 선정됐다. 스테이지엑스는 기존 5세대 이동통신(5G)보다 빠른 28㎓(기가헤르츠) 통신망을 깔고 기존 3사와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통신시장에 경쟁 활력을 불어넣는 ‘메기’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을 가졌다. 다만 치열한 경매 입찰 과정에서 예상을 크게 웃도는 주파수 할당 대가를 부담하게 된 만큼 철저한 자금 조달로 재무 부담을 해소하는 일이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서울 송파구 IT벤처타워에서 제4이통사를 선정하기 위한 28㎓ 주파수 할당 경매를 진행한 결과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를 낙찰받았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 대가로 경쟁 후보였던 마이모바일보다 높은 4301억 원을 적어냈다. 첫날 742억 원의 입찰가로 시작한 두 후보의 경합은 5일째인 이날 50라운드를 모두 거치고도 결판이 나지 않았을 정도로 접전이었다. 과기정통부는 오후 8시께 두 후보에게 각자 금액을 적어내라고 한 뒤 이 중 금액이 높은 쪽을 승자로 정하는 밀봉입찰을 진행했다. 그 낙찰가는 무려 시작가 대비 5.8배다.


스테이지엑스 입찰대리인인 한윤제 스테이지파이브 전략담당 이사는 이날 오후 9시 넘어 경매장을 나서며 “처음부터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됐다”며 “상당히 길고 힘든 경쟁이었는데 좋은 결과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고가 낙찰로 인한 비용 부담 우려에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미 알려진 금액대로 투자 유치는 가능하고 필요하면 추가로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분리된 알뜰폰(MVNO) 업체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협력사들과 함께 합작법인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참여사이자 재무적 투자자인 신한투증권으로부터 8000억 원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는 28㎓ 연구개발(R&D)과 실증을 수행할 예정이다. 연세의료원은 28㎓ 서비스의 주요 수요처로서, 의료 사물인터넷(IoT) 기기·의료 영상·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폭스콘 계열사 FIH모바일과는 28㎓ 전용 단말기의 국내 출시를, 통신장비 업체 인텔리안테크와는 28㎓ 통신을 효율적으로 구현할 위성통신 기술과 관련한 협업을 추진한다.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 조건으로 3년 간 6000대의 기지국을 포함한 28㎓ 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28㎓는 현재 통신 3사가 쓰는 3.5㎓보다 빨라 확장현실(XR)이나 자율주행 같은 새로운 서비스 구현에 쓰일 수 있다. 대신 사거리가 짧고 그만큼 많은 기지국이 필요해 투자 부담이 크다. 2018년 3사의 28㎓ 낙찰가와 맞먹는 이번 할당 대가는 재무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지국과 각종 설비 등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 비용 등을 더해 사업 비용을 1조 원 안으로 맞추려면 주파수 할당 대가는 1000억 원 정도가 적정한 수준이었다”며 “이를 훌쩍 넘은 만큼 제4이통사의 자금 조달 계획이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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