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육성' 인식 낮아…증시 발전 걸림돌로

[밸류업 무색한 韓증시]
◆ 고질병 된 '코리아 디스카운트'
단타위주 접근에 기업도 주가 외면
장기투자 장려 위한 정책지원 시급
기업 배당확대 등 유인책 내놔야

코스피·코스닥이 하락 마감한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유독 부진한 이유로 자본시장 육성에 대한 낮은 인식을 지적한다.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 자체는 커지고 있지만 개인은 단타만 노리고 기업은 주가 부양에 관심이 없는 상황이 지속된 결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점점 고질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령 증권거래세 인하 이슈만 해도 그렇다. 세수 부족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단편적 담론만 넘친다는 것이다. 금융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거래서 인하로 거래가 늘어나면 되레 세수가 증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자본시장이 살아나면 산업자본의 자금 조달 창구로서 증시의 순기능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점을 도외시하고 거래세를 내릴 바에 복지를 늘리는 게 낫다는 주장이 나와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자본시장을 바라보는 관점도 후진적이다. 최근 10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도는 상장사가 513곳이나 될 정도다. 특히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대기업일수록 주주 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만큼 지배구조와 관련한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단기 고수익만을 좇는 국내 투자자들도 문제를 키운다. 이는 간접투자 시장이 황폐화된 이유기도 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인들이 단타 위주로 시장에 접근하다 보니 펀더멘털에 대한 관심은 없고 당장 내일 주가가 오를 것이냐 아니냐만 바라본다”며 “장기 투자를 장려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증권 업계의 한 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 급등, 코인 투자 열풍 등으로 증시 수익률에 대한 조급증이 커진 게 사실”이라며 “그러다 보니 성숙한 투자 문화는 교과서에서 가능한 얘기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의 경우 가계 자산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며 증시가 오르자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쉬워지면서 투자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가계와 기업의 잉여 자산이 성장성이 높은 자본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는 물꼬를 튼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성장 사회가 자본시장 육성의 필요성이 더 커진다”며 “기업들도 배당 확대나 임금 인상 등으로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더 신경써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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