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AA-’급의 이마트(139480)가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완판’에 성공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2000억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45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년물 1500억 원 모집에 3300억 원, 5년물 500억 원 모집에 1200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마트는 금리 희망 범위로 개별 민평 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5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해 3년물은 8bp, 5년물은 23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희망 가산 금리 상단을 50bp까지 열어둔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다음 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20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갚는데 조달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부담해야할 금융 비용은 지난해 발행 때보다 줄어들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1월과 7월 발행 때 3년물을 각각 연 4.346%, 4.283% 금리로 발행했다. 채권 금리가 지난해 11월부터 급락하면서 전 거래일 이마트 3년물 민평금리는 3.905%를 기록했는데, 증액 발행을 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3년물 최종 발행 금리는 4% 아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마트의 신용등급 전망을 일제히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오프라인 유통 부문 경쟁력 약화 △연간 1조원 안팎의 신규 투자가 계획 △신세계건설을 비롯한 자회사 실적 부진 등 이유로 영업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탓이다. 연결 회계기준 이마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은 0.17%에 불과하다.
부정적 전망은 ‘중기적으로 등급의 하향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마트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향될 경우 ‘A+’급이 된다. ‘A+’급부터는 상위 등급에 비해 채무 상환 확실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에서 비우량채라고 부른다. 우량 등급에서 비우량 등급으로 신용등급이 하향될 경우 채권 금리가 큰 폭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한편, 이마트 주식은 이날 7만 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2월 21일 52주 최고가인 11만 9000원 대비 34.6% 떨어진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