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 연합뉴스
한국의 풍수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연구한 최창조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지난달 31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고인은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북대·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를 지냈으나 서울대로 간 지 4년 만에 교수직을 내던지면서 학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고인은 우리 땅에 깃든 기운에 주목하며 풍수 이론을 연구하고 대중 강연에 나서면서 우리 식의 풍수학을 구축한 연구자로 인정받았다. 그는 40여 년간 풍수에 열중하면서 우리 국토 현실을 반영한 ‘도시풍수’ 개념을 내놓으며 땅의 변화를 고찰했다. 묏자리의 길흉을 점쳐 판단하는 풍수에 반대하면서 명당은 사람이 자연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지론을 설파했다.
2004년에는 한 계간지에 기고한 ‘풍수로 본 청와대 비극과 천도 불가론’ 글을 통해 당시 논의 중이던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 주목받기도 했다.
고인이 남긴 ‘한국의 자생 풍수’ ‘한국의 풍수지리’ ‘한국의 풍수사상’ 등의 저서는 한국의 풍수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빈소는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발인은 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