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인 제재' 칼 빼들어…아랍계 표심 의식

서안서 팔레스타인인 공격한 이들 제재
미국 내 자산 동결 및 여행 금지 조치 등
아랍계 유권자 많은 미시간 방문 앞서 발표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시간주를 방문해 지지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폭력을 행사한 이스라엘인들을 제재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조치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이스라엘 정책에 항의하는 아랍계 유권자 표심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서안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새 조치들을 시행하기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미 국무부와 재무부는 서안에서 벌어진 민간인 겨냥 폭력 행위 등과 관련해 외국 국적자에 대한 제재 근거를 확보했다. 주요 제재 대상으로는 민간인 대한 폭력과 협박, 개인 자산에 대한 압수 및 파괴, 테러 행위 등이 포함된다.


미 정부는 이를 근거로 4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는데, 이들은 폭력을 행사해 팔레스타인 주민의 목숨을 빼앗은 것을 비롯해 차량과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의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미 당국자는 "행정 명령이 발효하면 제재 명단에 포함된 모든 개인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이 해당 대상과 재화나 서비스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면서 "해당 대상의 미국 입국도 금지된다"고 부연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가자지구를 대대적으로 침공한 이후 수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크게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같은 행정명령 발동과 함께 미국 대선의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이자, 아랍계 유권자들이 상당수인 미시간주를 방문했다.


가자지구와 함께 팔레스타인의 땅으로 여겨지는 서안지구는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일부 지역에서 행정권을 행사하지만 이스라엘이 군사·치안권을 계속 장악하고 있다. 서안지구에는 이스라엘 정착민들도 상당수 거주하는데, 이들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습격 이후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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