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를 비롯한 노후계획도시 도시 정비안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을 적용받아 재건축을 하면 국토계획법상 용적률 상한의 1.5배까지 높일 수 있어 사업성을 더 확보할 수 있어서다. 기존에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들이 대거 재건축으로 선회할지 주목된다.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특별법’ 시행령에 따르면 특별법 적용 대상은 당초 51곳(103만가구)에서 108곳(215만)으로 늘어난다.
당초 특별법상 노후계획도시는 ‘택지 개발 사업 조성 이후 20년이 지난 100만 ㎡ 이상인 지역’으로 규정했는데 시행령에서는 ‘연접·인접한 택지, 구도심, 유휴 부지를 합산한 면적이 100만 ㎡ 이상인 지역’도 포함했다.
서울에서는 기존 개포·상계·목동 등 8곳에서 가양 1곳이 추가되고 경기에서는 1기 신도시에 용인 수지, 고양 행신, 수원 정자 등이 추가 대상에 포함돼 총 30곳으로 늘어난다.
노후도시특별법 적용 대상 확대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지역이 재건축으로 선회할지 주목된다. 특별법을 통해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재건축을 진행하면 각종 건축 규제 완화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우선 법정 상한선의 1.5배까지 용적률을 높일 수 있다. 현재 3종 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한선은 300%인데 450%까지 늘어난다. 3종 주거지역에 속한 아파트가 종(種) 상향을 통해 준주거지역(상한선 500%)이 되고 특별법의 인센티브까지 받으면 최대 750%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통합 재건축을 하면서 조례에서 정한 공공기여를 할 경우 안전진단도 면제받는다. 리모델링은 이 같은 안전진단 면제를 받을 수 없고 세대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재건축을 하자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가장 관심이 가는 지역 중 하나가 용인 수지다. 애초 용인 수지는 특별법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가 이번 시행령 제정으로 새롭게 포함됐다. 현재 용인 수지에서는 14곳, 1만여 가구가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용인 수지의 한 리모델링 단지 조합 관계자는 “아직까지 조합원이 리모델링 대신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자고 문의하거나 요청한 사례는 없다”며 “이미 시공사 선정까지 마치는 등 사업이 많이 진척된 만큼 조합원들과 시장 상황과 분위기를 보며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1기 신도시에서는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이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평촌리모델링연합회는 2021년 27개 단지로 출범했지만 리모델링 계획을 접은 ‘은하수 마을 청구 아파트’와 ‘샘마을 대우 한양’이 탈퇴하면서 25개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