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권 지지율 빨간불, 선심 공약보다 국민 신뢰 회복이 해법이다

4·10 총선을 2개월여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9%로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9개월 만에 30% 밑으로 떨어졌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전주 대비 2%포인트 내린 34%를 기록해 오차 범위 내에서 더불어민주당(35%)에 밀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에서 23%를 나타내 선방했으나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패배한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2월 첫 주 당시 갤럽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각각 41%, 39%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여권의 지지율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정은 각종 민생·경제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민생 토론회’를 잇달아 열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연장,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 등을 내놓았다. 당정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잇단 감세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휴대폰 단말기 가격을 낮추기 위해 시행령을 개정하고 쌀값 안정을 위해 쌀 5만 톤을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한 위원장은 수도권을 순회하면서 도심 철도 지하화와 ‘서울 메가시티’ 공약 띄우기에 나섰다. 하지만 상당수의 정책이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데다 구체적 재원 조달 방안도 없어 선심 공약을 남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공정·상식·자유 등의 원칙 훼손, 경기 침체에 따른 민생고, 인사 논란, 소통 부족 및 독선적 국정 운영 등이 거론된다. 숙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즉흥적 공약으로는 돌아서는 민심을 되돌리기 어렵다. 윤석열 정권이 국민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공정의 원칙을 바로 세워 신뢰부터 회복하고 현장을 토대로 한 촘촘한 정책으로 민생·경제에서 국정의 실질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윤 대통령은 신년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머리 숙여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죄송하다’는 뜻을 밝혀야 할 것이다. 인사와 공천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물들을 중용하는 것도 신뢰 회복을 위한 필수 과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