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져도 당연한가" 日언론이 꼬집은 자국 기업 R&D 투자

닛케이 기술전문 자매지 분석기사서
삼성 매출 줄어도 R&D 비용 증액해
日 8대 IT 기업 10년 통계 분석하니
매출액 따라 R&D투자…경직적운용

연합뉴스

‘삼성에 져도 당연한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일본 전기·전자(IT)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쇠퇴한 반면, 삼성전자가 세계 유수의 메이커로 성장한 배경을 분석한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에 져도 당연한가, (일본) IT 대기업 8개사 연구개발 투자’라는 제목의 글로 기술 전문 자매지인 닛케이크로스텍이 보도한 내용을 지난 2일 재구성해 온라인에 소개했다.


기사는 한때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날리던 일본 IT 브랜드들의 쇠락을 지적한다. 과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 기기로 세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일본의 IT 기업들은 최근 보이지 않지만, 한국의 삼성전자는 성장을 계속해 세계 유수의 브랜드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언급한 것이 영국 인터브랜드의 2023년 브랜드 평가 순위다. 삼성전자는 세계 5위를 차지했으나 일본의 IT 기업 중 톱 100에 포함된 곳은 36위를 차지한 소니 그룹과 90위의 파나소닉 홀딩스가 전부다.



닛케이크로스텍

기사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여러 이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방대한 R&D 투자’를 꼽았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2022년 약 2조 7411억엔(약 24조 7000억원)을 R&D에 썼고, 올해는 요코하마시에 반도체의 차세대 패키징 기술의 연구 거점을 개설해 향후 5년간 400억엔 넘는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특히 매출이 떨어진 해에도 R&D 투자를 줄이지 않고 늘려온 점에 주목했다. 예컨대 2018~2020년 삼성전자의 매출은 횡보 또는 감소였지만, R&D 규모는 늘었다. 반면 일본의 경우 IT 대기업 8개사(소니그룹, 히타치 제작소, 파나소닉홀딩스, 미쓰비시전기, 후지쯔, 도시바, NEC, 샤프)의 증권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소니를 제외하고는 삼성전자와는 정반대의 경향이 나타났다. 과거 10년간 연구개발비 추이를 보면, 다소의 증감은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 큰 폭의 금액 변동이 없었다.



닛케이크로스텍

대폭 증감이 나타난 곳은 2곳으로 도시바는 2016년과 2017년 R&D 투자를 전년 대비 각각 18%, 40% 깎았다. 기사에서는 이를 2015년 발각된 부정회계 대응에 따른 조치일 것으로 해석했다. 소니그룹은 2021년과 2022년 전년 대비 각각 18%, 19% 연구개발 비용을 증액했는데, 이 시기 경영 호조로 매출액도 동반 상승해 이 같은 대응이 가능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8대 기업의 1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다수가 매출 증감에 따라 연구 개발 투자액을 결정하고 있었다. 다만, 히타치의 경우 매출이 늘어도 연구개발 비용이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없이 고정적이었다. 닛케이크로스텍은 “삼성전자처럼 매출액이 떨어져도 연구개발비를 늘리는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며 “매출액이 신장하지 않으면 R&D 비용을 늘리지 않는 경직적인 운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삼성전자는 8%를 넘는 반면, 일본 IT 8개사 평균은 3.95%라며 “향후 일본 대기업들이 다시 세계에서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가능한가가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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