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친 고사리'로 수입해 그대로 판매…法 "세금 2억 물어야"

간단한 가공을 거친 식자재는 면제되지만
추가 가공을 거쳐 포장된 상품은 과세 대상


물에 삶은 뒤 일부 가공처리를 거친 식자재를 수입해 그대로 판매할 시 부가가치세 면제가 안 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삶거나 건조, 냉동 등 간단한 1차 가공을 거친 식료품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추가 가공을 거쳐 포장된 상태로 그대로 판매될 경우 명백한 과세 대상이라는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 제5부는 5일 원고 A씨가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가가치세등부과처분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소송비용 전부를 원고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중국으로부터 농산물을 수입, 판매하는 무역업에 종사하면서 2014년 2월 27일부터 2015년 1월 19일까지 '데친 고사리'를 수입 신고해 면세 혜택을 받았다. 부가가치세법 제27조는 가공되지 아니한 식료품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의 수입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엔 원생산물 본래의 성질이 변하지 않는 간단한 냉동, 염장, 건조 등의 1차 가공을 거치는 식료품도 포함된다.


하지만 서울세관은 A의 수입물품이 부가가치세 면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해 가산세를 포함해 총 2억 6885만 원을 부과했다. 이에 A씨는 "관계 법령상 ‘데친 고사리’와 ‘삶은 고사리’를 구별하는 특별한 기준이 없음에도, 어떠한 근거도 없이 이 사건 수입물품을 삶은 고사리라고 판단했다"며 가산세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해당 고사리는 여러차례 가열하는 과정을 거친 후 비타민C, 젖산칼슘, 물 등으로 저성된 용액에서 보존 및 살균 처리된 제품으로 1차 가공만을 거친 데친 채소류에 불과하다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입물품이 1kg 또는 2kg 단위로 포장돼 수입됐고, 최종 소비자에게도 수입 당시와 같은 형태로 그대로 포장되어 판매되어 단순히 일시적으로 포장된 식료품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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