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위고비’ 제작사 노보 노디스크가 글로벌 의약품위탁생산(CDMO) 기업 카탈란트를 165억달러(약 22조 원)에 인수해 위고비 생산능력 확충에 나섰다.
노보 노디스크의 지주회사인 노보홀딩스는 5일(현지 시간) 카탈란트의 모든 자산을 165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카탈란트의 전날 종가 기준으로 16.5%의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으로, 연말까지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 거래를 완료하고 나면, 노보 노디스크는 노보홀딩스로부터 이탈리아·벨기에·미국에 위치한 공장 3곳을 110억달러에 양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노보 노디스크의 이번 카탈란트 인수가 폭증하는 위고비 수요를 따라잡기 위한 대응이라고 전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지난해 위고비에 대해 생산량이 수요에 못 미친다며 ‘공급 부족 품목’으로 지정한 바 있다. 같은 성분을 이용하는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마저 공급이 달릴 정도다.
카심 쿠테이 노보홀딩스 CEO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생산능력 확대를 회사의 핵심 전략으로 꼽았다. 카탈란트가 전세계에서 운영하는 50개 공장 중에서 3개만 인수되기 때문에 반독점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공장은 단 한 곳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에 대한 미국의 감시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위고비는 방송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노보 노디스크 측은 위고비가 시판된 2021년 이후 미국인 100만명이 이용했으며, 현재 이용자는 60만명 선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위고비’,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등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9년까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위고비 생산은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은 이번 인수로 카탈란트의 이탈리아 공장도 위고비 생산에 투입되면서 노보 노디스크가 예상보다 빨리 생산량을 늘리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니콜라스 앤더슨 쏜버그투자관리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노보 노디스크의 카탈란트인수로 공급망 통제력을 강화함으로써 품질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라스 푸르에가드 오르겐센 노보 노디스크 CEO는 “이번 거래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당뇨병과 비만 환자들에게 훨씬 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레산드로 마셀리 카탈란트 CEO도 “노보홀딩스의 자원을 활용해 사업 투자를 가속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