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이 첫 창업기업 생존율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록 첫번째 창업 도전이 실패로 끝났지만 실패 과정에서 얻게 된 정부 지원 사업 참여 등의 경험이 재창업에 도움이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0~2022년까지 각종 창업 재도전 지원 사업에 참여한 8052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3년차 생존율은 84.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첫 창업 기업의 생존율이 44.6%인 것과 비교하면 1.8배 높은 수준이다. 기업의 연차가 쌓일수록 생존율의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재창업 기업의 5년차 생존율은 69.0%로 첫 창업기업(32.1%)과 2배 이상 차이났다.
재창업 기업의 생존율이 높은 이유로는 첫 번째 사업에서 겪은 ‘실패 경험'이 꼽힌다. 영상 및 인공지능 기술 활용 스타트업 딥비전스가 대표적인 창업 재수 성공 사례다. 딥비전스의 강봉수 대표는 2014년 창업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라오스 핀테크 시장을 타깃으로 고교 동창들과 회사를 차렸으나 여러 난관에 부딪힌 끝에 회사 문을 닫았다. 이후 2018년 딥비전스를 다시 세웠고, 지난 달 미국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지속가능부문 혁신상까지 받았다. 첫 창업때보다 재창업 때 정부 지원 사업 선정 등이 훨씬 쉬웠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이런 점에서 중기부는 최근 영세·중소기업 재기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재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주요 추진 과제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지원 확대를 예고했다. 하지만 여전히 첫 창업 지원에 비해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예비 창업 패키지와 초기 창업 패키지의 예산은 각각 699억 원, 594억 원인 반면 재도전 성공 패키지 예산은 166억 원에 불과하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재기를 위한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일반 창업에 비하면 부족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예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재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 연구위원은 “사회적으로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재창업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기존 실패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있는 만큼 정부가 돕는다면 이들의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