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무협)가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영향을 미칠 미국 대선, 상하원의원 선거에 대비해 주요 후보의 경제·통상 관련 공약을 점검하고 향후 예상가능한 정치 지형 시나리오에 맞춰 인적 네트워크를 늘려나간다.
무협은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무협 10개 해외지부장을 중심으로 ‘주요 시장별 수출 확대 전략 회의’를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날 회의 참가자들은 올해 진행될 미국 대선, 상하원의원 선거 이후 벌어질 여러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지현정 워신턴 지부장은 “향후 우리 기업의 대미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미국 대통령 및 상하원의원 선거 결과”라며 “싱크탱크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대비해 공화당 인사들을 포함한 현지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미국 진출 현지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등 아웃리치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다. 수출 확대를 견인한 부문은 자동차‧배터리‧정밀화학원료 등이다. 이준봉 뉴욕 지부장은 “주력 품목에 대한 미국의 수입 확대로 대미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중소 무역 업체는 여전히 미국 유통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마존 등 온라인 판매 채널과 현지 한인 커뮤니티를 활용한 소비재 수출 확대 지원 사업을 적극 전개해가겠다”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중국 시장에 대해 새로운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지난해 1~3분기 5.2%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국내 기업들로서는 여전히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신선영 상하이 지부장은 “호주 전략정책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AI, 우주항공, 배터리 등 첨단기술 국별 경쟁력 순위에서 중국은 53개, 미국은 11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중국의 첨단 기술 경쟁력이 주요 선진국 이상으로 올라온 상태”라며 “생산비용 상승으로 인해 생산기지로써 중국의 매력도는 떨어졌으나, 반대로 구매력 높은 소비시장이자 첨단 산업 기지로 중국을 활용할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 지부는 무협 본부와 함께 전시회·수출 상담회 등 수출 마케팅 사업 시행과 더불어 유망 스타트업의 중국 진출 지원을 위한 중국 벤처 캐피탈-한국 스타트업 매칭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올해 ‘슈퍼 선거의 해’를 맞아 미국·EU 등 주요국 리더십 변화와 이에 따른 경제·통상 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각 지부는 현지 네트워크 역량을 활용해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한편, 우리 기업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업계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