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그…반대편”…‘하마스’ 기억 못한 바이든, 기억력 감퇴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기억해 내지 못해 고령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포함한 긴급 안보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의회에 압박하는 연설 직후 중동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는 미국의 힘에 대한 문제"라면서 예산안 처리와 중동 해법의 상관관계를 강조했다.


이어 "약간의 움직임이 있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단어를 고르느라 한동안 애를 먹는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응이 있었다"며 주체를 명시하지 못했고, 다시 "반대편으로부터 반응이 있었다. 그렇다. 미안하다. 하마스로부터 반응이 있었다"라며 간신히 하마스를 떠올리며 최종적으로 발언을 완성했다.


바이든의 대답 직후 추가 질문이 쏟아졌지만, 바이든은 “우리는 양보하지 않을 것”이란 말만 한 채 성급히 연설장을 빠져나갔다.


1942년에 태어나 올해 81세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현직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크고 작은 말실수를 해서 구설에 올랐고, 특히 재선 도전을 공식화한 이후엔 '인지 능력 우려' 논란에 휘말려왔다.


대표적 예로 공화당 대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여든을 넘긴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올해 77세로 당내 경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동시에 겨냥해 고령 정치인의 인지능력을 우려하며 쟁점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는 2020년 미국 대선 승리 뒤 참석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회고하던 중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으로 혼동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회의에서 자신이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하자 "독일의, 아니 프랑스의 미테랑이 나를 보더니 '얼마나 오래 돌아와 있을 것이냐'고 말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는데, 그때 참석자는 마크롱 대통령이었다.


미테랑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던 1981∼1995년 프랑스 대통령을 지냈고 28년 전인 1996년 별세했다.


백악관은 추후 바이든 대통령 발언을 문서로 배포하면서 미테랑에 줄을 긋고 해당 인물을 마크롱으로 바로잡았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전에도 테일러 스위프트를 브리트니 스피어스로, 남한(South Korea)을 남미(South America)로 잘못 발음 하는 등 잦은 말실수로 구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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