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전후해 전국에서 계획된 분양 물량은 3월까지 5만 5000가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분양 비수기’라 불리는 2월 분양 물량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2월 전국 36개 단지에서 3만 645가구(임대주택 포함)가 분양을 진행한다. 부동산R114가 2000년 전국 분양 물량을 집계한 이래 2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직전 최고치인 2022년 2월의 2만 5295가구보다도 21.2% 많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물량이 1만 6645가구로 전체의 54.3%를 차지하는 가운데 경기 8700가구, 서울이 4485가구, 인천이 3460가구다. 지방 물량은 △광주 4045가구 △충북 2330가구 △전북 1914가구 △경북 1668가구 △부산 1532가구 △충남 1363가구의 분양이 진행됐거나 예정돼 있다. 다만 대전과 울산·강원·경남·세종 등 5개 지역에서는 분양 예정 단지가 없다.
분양 비수기로 꼽히는 2월에 많은 물량이 공급되는 것은 ‘청약홈’ 개편, 4·10 총선 같은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은 아파트 분양 온라인 플랫폼인 청약홈을 3월 4일부터 22일까지 3주간 개편한다. 이 기간 동안에 아파트 분양이 모두 중단된다. 또 22대 총선이 4월에 치러지는 만큼 건설사들은 선거와 선거 이 후 정책성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분양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2월 분양 주요 단지를 보면 6~8일 청약 신청을 받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가 16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메이플자이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6705만 원으로 강남 3구에서 공급된 단지 중 금액이 가장 높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반값 수준이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9개 동, 전용면적 43~59㎡의 총 162가구가 일반 분양됐다.
경기 수원시 이목동에서는 ‘북수원이목지구디에트르더리체’ 분양도 이뤄진다. 북수원이목지구디에트르더리체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전용면적 84~141㎡, 총 2,512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지하철 1호선 성균관대역이 가깝고 영동고속도로 북수원 IC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도 용이하다. 특히 단지 인근에 동탄~인덕원선 106역(가칭), GTX-C 의왕역, 신분당선 화서역(연장)이 2028년 개통될 예정이어서 향후 교통 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지방에서는 충북 청주시 사직동 ‘힐스테이트어울림청주사직’이 설 연휴 이후 분양을 진행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높이의 26개동으로 지어지며 전용면적 59~114㎡규모의 2330가구 중 167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힐스테이트어울림청주사직은 사직대로, 사운로를 통해 도심과 외곽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며 대형마트, 영화관, 야구장, 청주의료원 같은 생활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흥덕초와 한벌초, 주성초, 청주충, 청주여중 등 학교도 많다.
3월에는 31개 단지의 2만 6142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7191가구 △광주 4208가구 △부산 3307가구 △대전 3090가구 △강원 2526가구 △서울 2202가구 △여수 1272가구 △대구 1084가구 △제주 686가구 △전북 576가구 순이다.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로는 광주 북구 운암동 ‘운암자이포레나퍼스티체’(3214가구), 대전 서구 가장동 ‘힐스테이트가장퍼스트’(1779가구),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동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1681가구), 서울 마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1101가구) 등이 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계획된 분양 물량들이 어느 정도 실제로 분양에 돌입할 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분양 주택은 전국 7만 5359호로 2012년 11월(7만 6319호)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R114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에 따른 중소 건설사 부도 우려도 청약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